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시나트라]시나트라의 파란만장한 '마이 웨이'

■앤서니 서머스·로빈 스완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나는 충만한 삶을 살았어/ 모든 길을 다 가봤지/ 그보다 더욱더 중요한 건/ 나는 내 길을 갔어. 내 방식대로.”

20세기를 풍미했던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1915~1998)의 대표곡 ‘마이 웨이(My Way)’이다. 이 곡의 작사가 폴 앵카는 ‘마이 웨이’를 가리켜 “완전히 시나트라”라고 했고 시나트라의 아들 프랭크 시나트라 2세는 “노래의 마지막 다섯 단어(I did it my way)가 아버지에 대한 정확한 요약”이라고 말했다. 시나트라 자신도 “자서전과 같은 노래”라고 인정했음은 물론이다.


시나트라의 ‘내 방식대로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 전기이자 평전이 출간됐다. 시나트라 사후에 처음 나온 다큐멘터리 전기이며, 한국에 소개된 첫 시나트라 평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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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시나트라의 어린 시절은 물론 그의 할아버지에까지 거슬러 짚으며 시작한다. 또 시칠리아 출신 이민자로서의 시나트라의 정체성을 시작점으로 잡는다. 동시에 그를 평생 따라다닌 마피아와의 연루설도 떠올리게 한다. 시나트라는 가수이자 배우였고, 프로듀서이면서 사업가이기도 했다. 평생에 걸쳐 900여 곡을 노래하고, 87장 앨범을 냈다. 출연한 영화만 43편에 이른다.

인기로 말하자면 ‘1세대 아이돌’이었다. 흥분과 열광이 다소 과하기도 했는데, 시나트라 앞에서 속옷까지 벗어젖히는 팬도 있었고 어렵사리 잡은 공연장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참은 채 그의 노래를 듣는 광팬도 허다했다. 그 덕에 천문학적 재산을 모았지만 삶이 행복했다고만 할 수는 없다. 에바 가드너 등 당대 최고 배우와의 열애로 세상을 들썩이며 네 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네 차례에 걸친 자살극을 벌였다. 혼외 자식이 있었고, 아들이 납치되는 사고도 겪었다. 이탈리아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극복해 낸 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존 F.케네디의 대선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노래 같은 삶이 영화처럼 담긴 책이라 800쪽 분량이 버겁지 않다. 2만8,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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