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국내 최장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찬반 논란 거세

30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관련 시민토론회 열려

관광 중심 탈바꿈 vs 자연 경관 훼손

기대, 우려 맞섰지만 시민 공감대 우선엔 동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조감도./사진제공=부산블루코스트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조감도./사진제공=부산블루코스트



3년여 만에 재추진하는 부산 해운대·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대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 관광 중심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공공재인 부산 앞바다를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시민토론회를 보면 이 토론회에서도 해상케이블카가 ‘관광 부산’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공공재인 바다 개발로 사기업만 이익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렸다.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은 해운대구 동백유원지와 남구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 4.2㎞를 케이블카로 연결한다. 계획에 따르면 케이블카는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 나란히 놓이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양위주 부경대 관광경역학전공 교수는 “도시 성장의 정점 시기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매력물을 조성해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해야 한다”며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가 새로운 관광 매력물로서 도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희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개발안은 해양관광벨트 구축과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개발자 매출액을 일정 비율로 공익기부하고 주차장 등 시설 기부채납 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 개발은 시민의 자산이자 공공재인 만큼 공익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발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우선 관광·경제 분야 전문·종사자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상관광케이블카는 관광 수요 창출을 비롯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편이다. 통영케이블카는 연간 140만명, 여수케이블카는 연간 2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에 따른 탑승권 수입만도 통영은 연간 115억원, 여수 300억원에 이른다. 이뿐 아니라 주변 상권 확대 등으로 1,500억원에서 많게는 6,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개발을 추진 중인 부산블루코스트는 케이블카를 개발하면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가 1조2,81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가 5,783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1만8,554명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2017년 6월 개장한 부산 송도케이블카는 개장 이후 12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관련 업체까지 포함하면 3,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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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석 부산시의회 의원은 “부산이 예전처럼 제조업 중심 도시로 돌아갈 수 없는 환경인 만큼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 “부산다운 관광 매력물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해상케이블카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순복 부산시관광협회 부회장은 “이기대에서 해운대 동백섬으로 이어지는 해변을 세계 관광객에게 펼쳐 보이면 모두가 감탄할 것”이라며 “부산은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관광에 포인트를 맞추지 않으면 점차 사라지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공의 자산인 천혜의 부산 앞바다를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는 개발 반대 의견도 만만찮았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케이블카를 도입한 여수시를 보면 외지 관광객으로 여수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감은 떨어지고 있다”며 “해상케이블카가 놓이면 부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구 부산대 교수는 “부산시의 공공재 활용이 전제된 계획인 만큼 개발 행위가 어느 정도 공공성을 가지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가치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에 있던 해운대 한 주민은 “주말에 외출할 생각을 안 한다”며 “무분별한 개발로 해운대 지역 경관이 훼손되고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개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맞섰지만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부산시민의 공감대를 우선 형성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2016년 부산시의 반려로 사업이 중단됐던 해상관광케이블카 개발 사업은 지난해 8월 부산시 시민정책 제안 사이트인 ‘OK1번가’에서 베스트 시민제안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상케이블카 부산 내 상인회와 주민단체로 구성된 해상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000여 명이 모여 발대식을 열고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산업 활성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찬성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락하고 있는 부산상권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는 꼭 필요하다”며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주민 청원이 지난 30일 기준 33만4,229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사업을 제안한 부산블루코스트 측은 “광안대교~해운대 마린시티~누리마루의 야경을 품에 안는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는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격상시키며 아시아 최고 여행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이 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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