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실적·자금 우려에...첫 IR 연 롯데건설

증권사 애널 초청 일반IR과 달리

부동산 담당 임원 등 대상으로

"수주전망 등 상세 설명...이례적"

비상장사인 롯데건설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투자은행(IB)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실적이 둔화할 조짐이 보이자 영업활동의 범위를 금융계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건축사업부는 지난 25일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증권사 및 은행권의 부동산 담당 임원들과 시행사, 설계회사 임직원 등 수십 명을 초청해 IR 행사를 열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일반적인 IR 행사와는 성격이 다소 달랐지만 비상장사인 롯데건설이 이 같은 유형의 설명회를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증권사 임원은 “롯데가 앞으로의 사업계획과 수주 전망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며 “행사에 공을 들인 티가 역력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IB 업계에서는 그동안 모(母)기업 우산 아래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던 롯데건설의 성장전략에 한계가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호텔롯데·롯데케미칼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공사수익이 지난 2017년 1조3,266억원에서 2018년 1조819억원으로 18.4%나 줄었다. 부산롯데타운·롯데칠성충주2공장 등의 공사도 올해 만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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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계약잔액도 올 1·4분기 말 현재 9조3,093억원으로 지난해 말(10조622억원)과 비교해 7,000억원 정도 줄었다. 건축 부문의 계약잔액이 3조2,145억원→2조5,049억원으로, 주택 부문은 5조4,241억원→4조5,183억원으로 감소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진행해오던 대규모 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롯데쇼핑과 함께 진행한 인천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사업도 제대로 추진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분양실적도 신통치 않아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016년만 해도 650억원에 불과했던 롯데건설의 회사채 발행액은 2017년 1,2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3,650억원으로 늘었다. 올 1·4분기에만 1,500억원의 회사채를 찍었다. 회사채 시장 금리가 낮아 발행 금리가 높지는 않지만(5년 만기 기준 3.41%) 실적악화가 심해지면 자금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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