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다음주 발행어음을 전격 출시하고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발행어음 삼파전을 펼친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6월3일 ‘KB 에이블 발행어음’을 판매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발행어음 판매에 나선 한국투자증권, 2018년 7월 발행어음 시장에 가세한 NH투자증권과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이 판을 흔들기 위해 어느 정도 수준의 금리를 내놓을지 주목했다. KB증권은 첫 발행어음 상품 수익률을 △수시 1.80% △1개월 1.85% △3개월 1.90% △6개월 2.10% △1년 2.30% △적립식 1년 3.00%로 확정했다. 초기발행 물량은 5,0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회사채 금리 하락 등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2%대를 웃돌았던 회사채 금리는 최근 1.8%대로 떨어졌고 경쟁사들 역시 발행어음 상품 금리를 내렸다. KB증권은 곧 대대적인 특판 행사로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CMA 계좌 개설고객 5만명을 대상으로 연 5%, 한도 100만원짜리 3개월 상품을 준비 중이다. 적립식 1년물 특판도 준비했다. 개인고객 1만명에게 연 5%로 월 최대 50만원까지 12개월 적립식 발행어음을 마련했다. 이번 상품은 발행어음 사업자의 단일 특판 규모로는 최대다.
KB증권 관계자는 “금리가 기존 상품과 큰 차이는 없지만 1개월~3개월물 같은 경우는 경쟁력이 있다”며 “사전 수요예측에서 초기발행 물량의 2~3배에 이르는 수요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연내 목표액인 발행어음 판매액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4분기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4조6,000억원, NH투자증권은 2조4,000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미뤄 연내 발행어음 인가가 물 건너감에 따라 KB증권의 발행어음 시장 연착륙이 수월할 것으로 본다.
KB증권의 가세로 한동안 잠잠했던 발행어음 시장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에 진입하자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금리를 2.3%에서 2.5%로 올렸고 NH투자증권도 뒤따라 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시장에 발을 디딘 만큼 공격적 마케팅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기존 사업자인 한투증권과 NH증권 역시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