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빅딜을 두고 노사 간 충돌이 울산에서 거제로 옮겨간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전제조건인 법인분할이 주총을 통과한 만큼 이르면 이번주 중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동종업계로 피인수를 반대하며 현장실사를 실력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또다시 노사 간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가 3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영남지역 민주노총과 연대해 거제지역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이번주 중 대우조선의 핵심 생산기지인 옥포조선소 현장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3월8일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인수 본계약을 맺은 현대중공업은 4월1일부터 서류 중심 실사를 시작했다. 애초 실사 기간을 8주로 잡았던 현대중공업은 2주를 추가해 실사 기간을 10주로 늘렸다. 지난주가 실사 9주째였던 만큼 계획대로라면 이번주 현장실사를 해야 한다. 다만 노사 간 충돌이 격화되는 만큼 한 주를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장실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일찌감치 현장실사 저지단을 구성해 옥포조선소의 출입구들을 지키며 출입자들을 감시하고 있다. 실사 저지 훈련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현대중공업 노조 지원을 위해 울산으로 갔던 대우조선 노조원 200여명도 거제로 복귀했고 대우조선 동종사 매각반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도 대우조선 정문에 천막을 설치하고 실사 저지에 동참했다. 이들은 “대우조선이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면 구조조정이 불 보듯 뻔하다”며 “현장실사를 막을 수밖에 없고 물리적 충돌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은이 10년 전 추진한 회사 매각 때에도 한화그룹 등 인수후보 기업들이 보낸 실사단을 출입문과 헬기장을 봉쇄해 막았다.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화그룹은 실사가 늦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결국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