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검찰총장 후보 인선과정이 걱정스런 이유

청와대는 3일 “현재 검찰총장 후보로 천거된 인사 가운데 검증에 동의한 8인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24일 문무일 검찰총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검찰총장 임명을 위한 인사 검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새 검찰총장 후보로는 봉욱 대검찰청 차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거명된다. 일각에서는 “누가 유력하다” 등의 얘기도 흘러나온다.


청와대의 설명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달리 기존 절차대로 총장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독립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검찰총장 임명에서 권력 개입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검찰총장 후보 인선 절차는 2013년 1월 처음 구성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의 방식과 별 차이가 없다. 요즘 검찰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이 거론되는 등 검찰 개혁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무엇보다 검찰이 권력에 휘둘려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새로운 수장은 자질과 도덕성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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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총장후보추천위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법무부 장관의 4명 위촉권 등으로 총장후보추천위원 9명 중 5명 이상이 정권 영향권에 있다. 후보추천위가 후보를 3명 이상 추천하고 이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1명을 임명 제청하는 것도 그렇다. 이번에 추천 절차가 바뀌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이참에 검찰총장 인선에서 독립성 보장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청와대가 미리 검찰총장 후보를 내정해 후보추천위와 법무부 장관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총장 후보군 인사 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추천위와 법무부 장관 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해야 뒷말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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