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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공제회 연기금 중 수익률 1위 경찰공제회...이사장 사의 왜?

박진우 이사장 취임 6개월만에

경영혁신 TF 가동 등 변화 강조

안정 중시 운영위원들과 갈등

3조규모 기금운용 영향도 우려




박진우(사진)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취임해 임기 6개월여 만의 급작스러운 행보다. 변화를 강조한 박 이사장과 그를 견제하는 운영위원 간 마찰이 자칫 경찰공무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목표로 하는 공제회 자산운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최근 경찰청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청은 갑작스러운 박 이사장의 사의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2월 부임한 13대 구은서 이사장이 인사 및 수사 청탁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1년 만에 14대 박 이사장을 선임했는데 또다시 이사장 공백 사태를 맞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은 부임 후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드는 한편 연초 본부장 순환인사를 단행하며 ‘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진단과 재설계를 위한 연구용역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안정을 중시하는 운영위원회와의 갈등이 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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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은 경찰청과 지방 경찰청 등 대표 46인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와 이 대의원회에서 선출된 대의원 6인 및 이사장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의결기구로 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운영위에서 한다. 운영위나 대의원회의 입김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실제로 경공은 다른 공제회 조직과 달리 최고운용책임자(CIO) 1인이 전체 자산을 총괄하지 않는다. 금융투자이사와 사업개발이사가 별도로 존재한다. 주식이나 채권·대체투자 등 금융투자 부문은 금융투자이사가,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사업개발이사가 총괄한다. 특히 부동산 개발 쪽은 대의원회가 최종 투자 결정에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경공 최고경영층의 갈등이 자칫 경찰공무원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경공의 자산운용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경공의 자산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선다. 특히 지난해 주식·채권 등 투자 부문 운용자산 기준 수익률이 4.5%로 전체 공제회 연기금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조직 내부 갈등으로 전체 임직원에게 외부 활동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운용을 담당하는 임원 등은 외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듣고 네트워킹하는 게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공 회원들 사이에서는 공제회 조직을 믿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다”며 “갈등이 제대로 봉합되지 못할 경우 조직 내부는 물론 자산운용까지 진통은 상당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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