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떠나는 여행은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자가용이나 버스·기차를 타고 여행지까지 가서 다시 배 위에 몸을 싣고 바다를 건너는 여정에 나서려면 만만치 않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잘 찾아보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 덕분에 자동차로도 쉽고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섬들이 제법 많아졌다. 이번 주말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자동차로 떠나는 섬 여행지’를 골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해방감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것은 어떨까.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는 10개 유인도와 47개 무인도로 이뤄진 섬의 군락이다. ‘신선이 노닐던 섬’인 선유도를 필두로 장자도·대장도·무녀도·신시도 등 수려한 해변과 어촌 풍경을 간직한 섬들이 이어진다. 이전에는 고군산군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즐기려면 넉넉히 1박2일은 잡아야 했으나 2017년 신시도와 무녀도를 잇는 고군산대교가 개통하면서 한결 여행이 수월해졌다. 대장도 대장봉(142m)에 오르면 고군산군도를 잇는 길과 다리, 섬과 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남 고흥반도에서 남서쪽으로 2㎞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거금도는 한국에서 열 번째로 큰 섬이다. 2011년 총 길이 2,028m의 거금대교가 들어서면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섬으로 변모했다. ‘거대한 금맥이 있는 섬’이라는 이름과 달리 금광은 찾아볼 수 없지만 낙타 모양의 섬 구석구석에 아름다운 풍광을 한가득 간직하고 있다. 거금휴게소는 섬을 휘감아 도는 자동차 일주도로와 거금도둘레길(7개 코스, 42.2㎞)의 출발점이다. 익금해수욕장과 오천몽돌해변 같은 아름다운 해안, 멀리 섬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는 소원동산 전망대도 가볼 만하다. 거금도에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소록도는 나병 환자의 아픈 역사를 되짚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있는 비토섬은 토끼·거북·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을 품은 섬이다. 연륙교인 비토교와 연도교인 거북교를 건너면 곧바로 비토섬이 나온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면 월등도와 거북섬·토끼섬·목섬 등 비토섬 전설의 주인공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지난 2018년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를 타고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