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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드는 40~60대 당뇨병 더 잘걸린다

밤 8시~11시에 자는 사람보다

발병 위험률 평균 1.34배 높아

65세 이상에선 2~4배로 치솟아




습관적으로 새벽 1시 이후 잠자리에 드는 40~60대 연령층은 밤 8~11시에 일찍 자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 1.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과 당뇨병 고위험군에서는 그 위험이 2~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김난희·신철 교수팀이 당뇨병이 없는 40~69세 3,689명을 조기취침군(밤 8~11시), 보통군(밤 11시~새벽 1시), 늦은 취침군(새벽 1~6시)으로 나눠 약 12년간 당뇨병 발생률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대상은 지난 2001년부터 2년마다 정기 현장방문 조사를 하는 40~69세의 ‘안산 코호트(한국 게놈·전염병 연구 코호트·KoGES)’ 5,020명 중 교대근로자, 당뇨병 환자 등을 뺀 사람들이다. 이들 중 조기취침군은 21%, 보통군은 65%, 늦은 취침군은 14%였다.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새벽 1시 이후에 자는 늦은 취침군은 밤 11시 이전에 자는 조기취침군에 비해 12년 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1.34배 높았다. 늦은 취침군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과 당뇨병 고위험군(인슐린 저항성은 높고 인슐린 분비능력은 낮음)의 당뇨병 발생 위험은 조기취침군의 2~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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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늦은 취침군의 경우 흡연·음주·야식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 컴퓨터·TV·스마트폰 등 야간 빛 노출 증가로 멜라토닌·인슐린 분비가 줄어드는 데 따른 지연수면·불면증·대사장애위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았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에 대해 “교대근무처럼 수면 주기가 극도로 바뀐 상황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사람들에서도 수면시간, 수면의 질과 상관없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은 지나치게 짧거나 긴 수면시간, 불면증, 교대근무 등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 교수는 “늦은 수면을 자제하고 적당한 시간에 취침하는 것만으로도 중노년층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특히 노인과 당뇨병 고위험군은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것을 꼭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40세 미만 인구에서도 늦게 취침하는 습관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등을 연구 분석해 바람직한 수면 패턴을 찾아낸다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뇨병은 인슐린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이 크게 떨어져(인슐린 저항성 증가) 있어도 인슐린 분비를 적절히 늘리지 못해 생긴다. 인슐린은 세포가 혈액 속 포도당, 즉 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도록 혈당을 세포 속으로 넣어준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이 조절되지 않고, 근육에서 포도당 이용이 촉진되지 못하고, 혈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축적되지 못해 자체적인 혈당 조절 능력이 전방위적으로 떨어진다. 혈당이 사용되지 못한 채 계속 만들어지면 혈당 수치가 높아져 다양한 대사적 문제를 일으킨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나 운동부족, 복부비만(내장지방) 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한다. 그래서 알맞은 칼로리 섭취와 적절한 운동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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