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푸틴, "美가 新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 안 하면 우리도 안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발언

"美, 뉴스타트 협상하려고 하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국제안보체제 훼손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이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6일(현지시간) 타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현지를 방문해 국제 언론사 대표들과 한 면담에서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등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INF는 냉전 시절인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조약으로, 중·단거리 지상 발사 탄도 순항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 등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2월 INF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푸틴은 “미국은 일방적으로 INF 조약 참여 중단을 결정하고선 그 책임을 러시아에 지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은 뉴스타트 연장 문제가 현안”이라며 “우리는 (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수도 없이 말해 왔지만 누구도 우리와 협상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이 조약 연장을 원치 않으면 러시아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며 “러시아로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이 서명한 협정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를 최대 1,550개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1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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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INF 조약 탈퇴 의사를 밝히며 뉴스타트의 미래도 불분명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뉴스타트에 대해 “일방적인 협정이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나쁜 협정”이라고 비난해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안보를 앞으로 오랫동안 확실하게 보장해줄 만한 최신 (무기)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 개발에선 경쟁자들을 추월했다”고 강조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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