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언급한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1898∼1958)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임시정부는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뤘고, 광복군을 창설했다. 광복군에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평가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에서는 김원봉의 해방 후 월북을 문제삼아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98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한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국내 일제 수탈 기관 파괴와 요인암살 등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광복군에 합류한 뒤에는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올랐고, 1944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도 역임했다.
김원봉의 활약은 2015년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에서 조승우가, 2016년 김지운 감독의 ‘밀정’에서 이병헌이 연기해 재평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해방 후인 1948년 남북협상 당시 월북하면서 그해 8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됐고, 9월에는 북한 초대 내각의 국가검열상에 올랐다.
6·25 전쟁 당시에는 ‘군사위원회 평북도 전권대표’로 활동했고 1952년 5월에는 국가검열상에서 로동상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조국해방전쟁(6·25 전쟁)에서 공훈을 세웠다’는 이유로 북한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김원봉은 노동상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냈으나 1958년 김일성의 옌안파 제거 때 숙청됐다. 이런 북한에서의 활동 탓에 그는 아직까지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일부에서는 김원봉의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재평가해 서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반대편에서는 북한 고위직 정치인에게 서훈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향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