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어깨가 아파 팔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고 자려고 눕거나 어깨가 눌렸을 때 팔·어깨 주변이 후끈거리고 통증이 더 심하다면 석회성 힘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어깨 힘줄 주위에 칼슘 등 석회질이 침착돼 발생한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방사선 검사를 하다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다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X선 검사를 하면 석회가 낀 병변 부위를 방사선이 통과하지 못해 하얗게 보이므로 비교적 진단이 쉬운 질환이다. 병변의 크기는 1~2㎜에서 3㎝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어깨 석회성 힘줄염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4만7,200여명. 66%가 여성이다. 진료인원의 27%를 차지하는 30~40대는 참기 힘든 급성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59%로 비중이 가장 큰 50~60대는 대부분 통증이 꾸준히 지속되고 석회화 병변이 주위 조직을 압박해 결리거나 묵직한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가 뻐근하고 불편해 팔을 들거나 움직이는 것이 어렵고 목 주변이 아픈 경우도 있어 오십견이나 목 질환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이 염증성 변화로 쪼그라들어 어떤 방향으로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더라도 어깨 전체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약물·주사치료를 하면 통증이 금방 가라앉아 근본적인 치료법인 스트레칭 운동을 할 수 있다. 회전근개가 심하게 찢어졌다면 옆에서 팔을 올려줘도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툭 떨어뜨리게 된다. 팔을 들어 올릴 때 60∼120도 정도에서 통증이 심해졌다가 더 들어 올리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석회성 힘줄염은 대부분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세를 완화할 수 있어 치료가 쉬운 편이다. 석회의 크기가 작을 경우 증상이 없다면 자연 치유를 기대하고 아픈 부위는 주사를 놓아 염증을 가라앉히면 통증이 쉽게 완화된다. 필요에 따라 약물·물리·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한다. 석회의 크기가 크고 충돌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제거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유순용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석회질이 여러 부위의 힘줄에 침착된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통증이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X선 검사를 받아 석회질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