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령화시대 수요 느는데...쪼그라드는 연금보험시장

연금보험 매출로 인식 안돼

자본확충 부담에 공급 줄여

초회보험료 4년새 68% 감소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연금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연금보험 시장은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으로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이 재무제표상 매출로 인식되지 않는 연금보험상품 공급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9일 보험연구원의 ‘연금보험 시장 부진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사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 2014~2018년 68.5%나 줄었다. 연금보험 신규판매가 줄면서 전체 수입보험료도 같은 기간 22.3% 감소했다. 신규판매가 줄어들면서 초회보험료가 줄어든데다 기존 계약 해지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별로는 연금보험 수입보험료 중 생명보험 일반연금이 30.5%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고 변액연금의 경우 초회보험료는 늘었지만 전체 수입보험료는 21.5%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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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연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연금보험 시장이 쪼그라든 일차적인 이유는 보험사의 관련 상품 공급 감소다. 보험사들이 연금상품 판매에 소극적인 본질적인 이유는 연금보험 판매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보험을 포함한 장기저축성보험은 2022년 도입될 IFRS 17에서 매출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본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연금보험을 판매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로 저축성보험의 수익성이 보장성보험보다 낮아지면서 보험사들이 연금보험보다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보험사들이 노후소득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연금상품 공급 확대를 위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연금보험을 원활하게 공급하려면 최저보증이율을 낮춰 전략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변액연금 같은 투자형 상품도 확대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이 공급되려면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이 다양한 노후 보장 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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