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양대 경제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남미지역 화폐를 통합하는 단일통화 구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는 남미의 모든 국가를 위한 단일통화 창설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통화의 명칭으로 제시된 ‘페소헤알’ 구상에 대해 “단일통화라는 꿈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이 논의가 양국을 시작으로 점차 다른 국가로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일통화와 관련해서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통화를 단일화하면 인구 2억5,000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3,800억달러의 거대 경제권이 탄생한다.
브라질 정부가 20년 전부터 논의돼온 남미지역 단일통화 구상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지난해부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경제를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무려 50%가량 떨어지며 페소를 포기하고 달러를 법정통화로 삼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브라질 경제도 2017년 이후 1%대 성장에 그쳐 경기침체 우려가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미지역 단일통화 구상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많아 실제 추진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단일통화가 브라질 금융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투자회사 인터내셔널에프시스톤의 수석 전략연구원인 파블로 발트만은 “양국의 획기적인 개혁 없이는 단일통화를 만들 수 없다”며 “이 시점에서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