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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조영욱 '킬러본색'..."U-20 월드컵 결승티켓 부탁해"

■축구대표팀, 내일 새벽 에콰도르와 4강전

'장신' 오세훈 머리로만 2골

조영욱은 과감한 침투 강점

아르헨·세네갈전 1골씩 기록

이강인 견제 틈타 골사냥 기대

승리땐 FIFA 男대회 최고성적

조영욱. /연합뉴스조영욱. /연합뉴스




오세훈. /연합뉴스오세훈. /연합뉴스


‘2019 폴란드 4강 신화’를 쓴 리틀 태극전사들이 10일(이하 한국시간) 준결승 장소인 폴란드 루블린에 입성했다. 정정용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루블린에서 이겼던) 16강 한일전의 기억보다 세네갈전의 기억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고 했다. 정규시간과 연장은 물론 승부차기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지난 9일 세네갈과의 8강전은 보고도 믿기 힘든 드라마였다. 직접 뛴 선수들의 흥분이 더 가실 리 없다. 특히 연장 전반 득점 뒤 승부차기를 넣지 못했지만 팀 승리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조영욱(20·서울)과 비디오판독(VAR)으로 승부차기를 두 번 찬 끝에 포효했던 오세훈(20·아산)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 받았다.

대표팀은 4강 진출팀 자격으로 전세기를 타고 루블린에 입성해 4강전을 준비하고 있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은 12일 새벽 3시30분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다. 에콰도르마저 넘으면 U-20 월드컵 사상 첫 결승 진출이고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 대회 사상 최고 성적을 작성한다. 여자 대표팀이 U-17 월드컵에서 2010년에 우승했지만 남자는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한국은 유럽 빅리그 소속의 이강인(발렌시아)이 단연 중심이지만 이강인만의 ‘원맨팀’은 아니다. 전반에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는 전술은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구사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유럽 유수 구단의 영입 타깃인 이강인에 대한 상대 팀의 집중견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강인에게 수비가 몰리면 다른 공격수에게 기회가 나기 마련이다. 조영욱과 오세훈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2골을 넣고 있다.


조영욱은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8강 세네갈전에서 3대2로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전 선제골, 16강 일본전 결승골을 책임졌다. 둘 다 이강인의 어시스트를 한 번씩 득점으로 연결했다. 영리한 침투와 위치선정, 과감한 슈팅이 강점인 조영욱은 왼발과 오른발로 넣은 2골을 모두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완성했다. 193㎝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머리로만 2골을 넣었다. 공중볼 경합과 적극적인 몸싸움이 돋보인다. 8강 승부차기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마지막 키커로 나선 오세훈은 골키퍼에 막힌 첫 번째 킥이 무효처리된 뒤 두 번째 킥을 한가운데로 차는 강심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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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은 “목표가 우승이라 4강 진출에 자만하지 않겠다.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꼭 감동을 드리겠다”고 했다. 직전 대회에도 참가해 U-20 월드컵 10경기째를 앞둔 조영욱은 “(앞으로 U-20 월드컵에 나올) 후배들에게 ‘어게인 2019’로 기억될 생각을 하니 자랑스럽다”며 “출전 기록을 세웠으니 골 욕심을 좀 더 내고 싶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에콰도르는 대회 전 마지막 평가전으로 치른 지난달 18일 경기에서 한국이 1대0으로 이겨본 팀이다. 이강인이 결승골을 넣었다. 또 루블린은 5일 16강에서 일본을 눌렀던 곳이다. 루블린에서 에콰도르와의 만남으로 치러지는 준결승은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만한 한판이다. 하지만 평가전에서의 에콰도르보다 몇 단계 발전해 있을지 모른다는 경계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신체조건과 개인기가 좋은 에콰도르는 올 초 남미 U-20 챔피언십에서 아르헨티나를 두 번이나 이기고 우승했으며 당시 아르헨티나전에서 골을 넣은 레오나르도 캄파나와 호세 시푸엔테스가 이번 대회에서도 에콰도르 돌풍을 이끌고 있다. 이전까지 16강이 최고 성적이던 에콰도르는 우루과이와 미국을 연파하고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그대들이 정말로 자랑스럽다. 강인한 정신력과 협동으로 조국을 빛냈다”고 축하할 정도로 전 국민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있다. 호르헤 셀리코 에콰도르 감독은 “우리 팀은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로 출발했지만 매 경기 패싱게임의 수준을 높이며 뚜렷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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