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다주택자 '파느니 버티자'...늘어난 임대사업 등록

세혜택 축소등으로 계속 줄더니

지난달 6,000명대로 다시 증가

이달 보유세 부과 기준일 앞두고

다주택자 '종부세 줄이기' 나선듯

강남 등 서울집값 반등 움직임에

"세금 내고 파느니 보유" 해석도




정부의 세제 혜택 축소와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신규 임대주택사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앞서 정부는 다주택자 옥죄기 일환으로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이런 영향을 받아 올 들어 신규 사업자가 월 평균 5,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 달 다시 6,000여 명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버티기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보유세 부과 기준일(6월 1일)이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을 파는 것보다 사업자로 등록해 세 부담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들어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매매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보유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다시 늘기 시작한 신규 임대사업자 =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신규 임대사업 등록자는 6,358명으로 전달(5,393명) 보다 17.9%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신규 임대등록 사업자는 2,351명으로 4월(1,929명)보다 21.9% 급증했고,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9%, 13.8% 늘었다. 지난달 신규로 등록된 전국 임대주택등록 수는 1만 3,150가구로 전월(1만 965가구)보다 19.9% 증가했다.


임대사업자 등록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었다가 올해 들어 감소세를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각종 혜택으로 임대사업등록을 유도해 월평균 1만 명 이상의 신규 사업자가 등록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정부가 일부 혜택을 축소하면서 절반 수준인 월 평균 5,000명대로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에 신규 임대사업자가 6,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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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선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보유세 부과 기준일(6월 1일) 전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6월까지 주택을 보유할 경우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그 이전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결과라는 것이다. ‘9·13 대책’ 이전에 취득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서울 집값 꿈틀?... 장기보유로 선회하나
= 일각에서는 최근 서울 집값이 꿈틀대고 있는 만큼 세금을 내고 파느니 장기보유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길게는 8년 동안 매매가 금지된다. 최근 서울 집값이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 거리는 데다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이 우상향을 띨 것으로 보고 매물로 내놓기보다는 보유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지난주 기준 30주 연속 하락했지만 낙폭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강남 재건축 단지나 용산, 마포 등 곳곳에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사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8년 후 집값이 지금보다 더 상승할지의 여부”라며 “지난해 9·13대책 이후 약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최근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앞으로 8년 이후에는 지금보다 집값이 더 뛸 것으로 보고 임대사업 등록을 통한 장기 보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서울이나 입지 좋은 수도권에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팔기보다는 임대 등록을 통한 보유로 전략을 선회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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