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인들이 경제적인 영역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자기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종갈등이나 성소수자 문제, 담배·총 판매와 관련한 연령제한 등이 바로 그러한 이슈이다.
최근 180여명의 기업인들이 서명해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낙태금지 반대 성명서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성명에서 “낙태금지 처럼 임신과 출산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직원과 고객들의 건강, 독립성, 경제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 조지아주에서는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키고 내년 1월 발효를 앞두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의사가 태아의 심장박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임신 약 6주차 정도)이후에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미주리, 알라바마주 역시 최근 유사한 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180명의 서명기업인에는 아웃도어 의류기업(Outdoor Voices)의 최고경영자인 타일러 헤이니(Tyler Haney)도 있다. 이 기업의 9개 매장은 낙태금지를 입법화한 주에 소재하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그녀는 낙태금지 문제에 대해 입장을 확실히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 기업의 사명 역시 이같은 권리실현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주의 낙태금지법은 우리의 이같은 기업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기업인들은 직접적으로 자기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에 대해서만 대외적으로 발언해 왔다. 하지만 듀크대 경영대의 애런 러니 채러지 (Aaron Ronnie Chatterji)교수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채러지 교수는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이라는 개념이 변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관련된 것이 바로 리더에게 관련된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기업의 진정한 힘, 혁신의 동력은 바로 사람, 직원들이기 때문이라고 채러지 교수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