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에 발전기금을 전달한 경비원 조동주(왼쪽)씨가 17일 김선재 총장으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음료수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제공=배재대“학생이 줄어드는 게 안타깝습니다. 학교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16년간 근무한 대학에 발전기금으로 500만원을 선뜻 내놓은 경비원이 있어 화제다. 배재대 정문 안내실에서 근무하는 조동주(73)씨가 주인공.
17일 대전 배재대에 따르면 조씨는 3년간 적금으로 모은 500만원을 이날 출근하던 김선재 배재대 총장에게 대학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지난 2003년부터 배재대에서 근무한 조씨가 발전기금을 내놓은 것은 매일 등하교하는 학생·교직원들과 눈을 맞추고 학교를 순찰하면서 학생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이 어렵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며 “예전에는 유학생도 한국 학생도 더 많았는데 최근 10년 새 급감한 것을 체감해 발전기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예전에는 간혹 비 맞고 가는 학생들이 있어 주인 없는 우산을 많이 갖다놓았는데 요즘은 그런 학생들도 줄어든 것 같다”며 “학생이 많이 찾는 대학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30여년간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은퇴한 후 배재대로 일터를 옮겼다.
출근길에 특별한 선물을 받은 김 총장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총장은 조씨의 두 손을 잡고 “뜻밖의 선물을 받고 처음에는 놀랐는데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에 탄복했다”며 “학교의 발전을 바라는 큰 뜻을 잘 받들어 학생 중심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대전=박희윤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