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아무리 억눌러도 화웨이의 전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올해 매출이 연초 목표대비 20% 하락하는 등 미국의 제재에 의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국중앙(CC) V 등에 따르면 런 CEO는 이날 광둥성 선전시 본사 사옥에서 가진 대담에서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의 전진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화웨이가 ‘불사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화웨이를 타격하려는 전략적 결심이 이렇게 큰지, 이렇게 굳건한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런 CEO는 이날 미국 기술 전문가인 조지 길더, 니컬러스 네그로폰테와 한 대담에서 미국의 압박에 대비는 했지만 이렇게 심각한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화웨이의 현재 처지를 ‘고장 난 비행기’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는 심장과 연료 탱크는 보호했지만,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들을 보호하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런 CEO는 현재 미국의 압박을 ‘일부 정치가’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며 미국 기업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싶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우리가 지금 받는 일련의 곡절은 그들(미국 기업들)의 본심이 아니라 일부 미국 정치가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재 충격파로 올해와 내년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감산에 들어가면서 자사 매출이 연 1,0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는 올해 해외 스마트폰 판매량이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화웨이는 작년 7,212억 위안(약 1,07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9.5% 증가한 것이다.
연초 화웨이는 올해 매출 목표로 1,25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미국의 제재 충격이 현실화하면서 목표치를 20%가량 낮춰 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