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유가 급락에..."연 11% 고수익" 원유DLS의 '유혹'

국제유가 50弗 초반까지 떨어지자

연 7~11% 수익률 제시 상품 잇달아

DLS 발행도 늘어 지난달 1.83조

ELS 낮은 수익률에 실망 자금이동도

변동성 커 원금손실 가능성 조심해야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초반까지 하락한 가운데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이 늘고 있다. 주가지수가 기초자산인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은 4~5%대로 뚝 떨어졌으나 원유 DLS는 연 9~11%의 고수익을 제시하면서 넘치는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DLS 발행 물량은 1조8,33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말만 해도 월 발행 규모가 9,656억원이었으나 연초 1조원을 넘어선 후 3월 1조6,434억원, 4월 1조 5,985억원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도 17일 현재 1조원이 넘는 DLS가 발행됐다.


이는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유가가 50달러 초반대로 뚝 떨어진데다 수익률이 연 8~11%까지 오르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국제유가는 최근 호르무즈해협 충돌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연일 하락세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 내린 51.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65달러를 웃돌았던 유가가 한 달 만에 약 20%나 빠졌다. 강남기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수석은 “원금손실구간이 50%임을 감안할 때 유가가 지난 2016년 최저점인 배럴당 26달러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특히 ELS 수익률이 4~5%까지 떨어지자 고금리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들이 DLS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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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춰 증권사들도 고금리를 주는 원유 DLS 발행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는 홍콩H지수나 유로스톡스60지수를 섞어 기초자산 3개로 맞춘 원금손실 50% 조건인 DLS가 주를 이룬다. 삼성증권은 WTI와 브렌트유 선물,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DLS를 19일까지 판매한다. 수익률은 연 11%. NH투자증권도 같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WTI·브렌트·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20일까지 판매한다. KB증권도 이날 비슷한 유형의 연 7~8%대 수익을 제공하는 DLS 2종을 출시했고 한국투자증권에서도 비슷한 DLS 상품을 매주 발행하고 있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팀장은 “과거에는 주당 1~2개의 DLS를 내놓아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수요가 많아 3~4개씩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시중은행들은 원자재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DLS를 거의 팔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신탁을 통해 DLS를 파는 곳이 늘어나면서 DL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변동성을 고려해 원금손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유가가 2016년 2월 26달러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당시 원유 DLS는 발행가격 대비 50% 이상 급락하며 대거 원금손실을 봤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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