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서 설계·제작되는 차세대무선통신 5G 장비를 자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JS)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백악관 관리들이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에 미국 수출용 하드웨어를 중국 외 국가에서 제작, 개발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을 구체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백악관이 거론한 장비 목록에는 휴대전화 기지국 전자기기, 라우터, 스위치,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돼 있다. WSJ은 미국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자들에게 통신장비에 보안을 뚫을 약점을 몰래 심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 대화가 아직 초기 수준으로, 정식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사이버안보 위협을 이유로 일부 외국산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를 제한을 가능케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150일 이내에 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통신장비 제조시설을 중국 외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한 비공식적인 대화는 작년이나 그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현재 중국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중국 밖에서 만들도록 하려고 투자처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로 바꾸는 방안을 이들 국가와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 내에서 중국산 5G 장비 사용을 제한할 경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다음으로 세계 최대 무선장비 제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도 공급사슬의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작년 기준으로 에릭슨과 노키아가 자국 제조업 시설의 각각 45%, 10%를 중국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