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애국당 천막 철거, 부탄가스·소화기 날고 "세월호는 가만두고" 항의까지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이 25일 기습 철거됐다. 지난 5월 10일 천막을 설치한 지 46일 만이다.

서울시 이날 오전 5시 20분경 직원 500명, 용역업체 직원 400명을 투입해 농성 천막 2동과 그늘막 등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시작했다. 천막을 지키던 우리공화당 당원과 지지자 400여명(대한애국당 측 추산)은 저항하면서 충돌하기도 했다.

오전 5시 16분경 시청 관계자가 행정대집행문을 낭독하며 철거를 진행하자 당원들은 소리치며 맞섰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천막 주변의 구조물 등을 걷어내기 시작하자 스크럼을 짠 당원들은 이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당원들은 물을 뿌리거나 물품을 던지기도 했고, “이게 나라냐, 시민들에게 왜 이러냐”며 용역 직원들에게 소화기를 뿌리는 경우도 있었다.



오전 5시 40분경 농성 천막 한쪽 벽을 철거하고 비닐을 뜯어내자 여성 당원들을 “하지 마라,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소리질렀다. 또 “세월호 천막은 가만두고 우리한테만 그러냐”고 소리를 지르거나 “사람이 죽었다, 살인마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전 6시 30분경 천막의 남은 한 면까지 뜯겨나가자 천막 안에서 연좌 농성을 중이던 당원들은 광장 바닥에 드러누워 마지막까지 항의했다. 결국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 가량이 흘러서야 천막 철거는 마무리됐다.



서울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철거 과정에서 60∼70대 시위자 총 4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용역업체 직원 2명과 대한애국당 측 2명 등 4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용역직원 1명은 소화기를 던졌고, 나머지는 서로 싸우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애국당 측은 서울시와 용역업체를 향해 ‘폭력 행정대집행’, ‘용역 깡패’라고 외치며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