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를 당장 폐쇄하더라도 ‘전력 수급에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보령 1·2호기 조기 폐쇄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여형범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충남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신규 발전설비 건설로 2018년 기준 설비 예비율이 27%를 넘는 등 적정설비용량 보다 7GW 이상 초과한 상태라 설비용량이 1GW에 불과한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를 당장 폐쇄하더라도 전력 수급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고서는 준공시기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폐쇄시기에 차이를 두는 전력수급, 계통영향, 환경영향 등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봤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가동 30년이 지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2022년까지 폐쇄하기로 했고 보령화력 1·2호기도 같은 해 5월 폐쇄 예정이다. 하지만 준공 시기가 비슷한 삼천포 화력 1·2호기는 올해 12월 폐쇄될 예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보령화력 1·2호기는 각각 1983년 12월, 1984년 9월 준공돼 35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 농도는 전국 60개 석탄화력발전소 중 각각 6번째, 7번째로 높은 편이다.
충남도는 연구용역을 통해 준공 시기가 비슷한 삼천포화력 1·2호기와 비교해 폐쇄 시점의 형평성 등이 결여됐다고 보고 보령 화력의 조기 폐쇄가 전력수급에 미치는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충남도는 이번 용역결과로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를 당장 폐쇄해도 전력수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드러났다는 입장이다. 보령화력 1·2호기의 대기오염배출량이 보령시 및 충남 홍성, 전북 익산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환경 및 건강피해를 감수해온 보령 지역이 타당한 사유 없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미루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보다 세분화하고 상세히 분석해 보령화력 1·2호기를 삼천포화력 폐쇄시점인 오는 12월 또는 2020년 6월 폐쇄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나소열 충남도 부지사는 “환경규제 강화와 환경설비에 대한 투자 증가 등 미세먼지 배출농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화력발전 가동으로 인한 발전량 증가로 저감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세먼지 감축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설비용량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른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에 따라 지난 2017년 서천화력 1·2호기(각각 200MW 규모)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홍성=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