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백자대호가 국내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인 31억원에 낙찰됐다.
26일 서울옥션 강남사옥에서 열린 ‘제152회 경매’에서 높이 46㎝의 백자대호가 시작가 23억원에 출품돼 경합 끝에 31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국내 도자기 경매 최고가 신기록이다. 기존 최고 낙찰가 도자기는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약 24억7,500만원에 팔린 높이 45㎝의 백자대호였다. 지난해 4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조선 초 ‘분청사기 편호’가 예상 가격의 20배를 넘기며 약 33억원(313만2,500달러)에 낙찰된 기록이 있다.
한국미술 경매 최고가는 김환기의 점화(點畵)로 85억원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고미술 분야에서는 지난 2015년에 불화인 ‘청량산 괘불탱’이 35억2,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고 보물 585호로 지정된 ‘퇴우이선생진적첩’이 34억원에 팔린 바 있다. 이번 서울옥션 경매에서 거래된 ‘백자대호’는 국내 고미술 경매 사상 세 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한편 이번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항아리’는 9억원에 팔렸다. 천경자가 자서전에 수록할 정도로 애착을 보인 대표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은 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고미술의 선전이 두드러진 경매였다. 숙종 때인 1681년 제작된 보물 제1239호 ‘감로탱화’가 경매에 올라 1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작자미상의 ‘산수도’는 추정가 400만~1,000만원에 나와 높은 추정가의 3배를 웃도는 3,400만원에 낙찰됐다. 글씨 1폭과 그림 1폭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그림에 대한 품평을 요청받아 그 사연이 적혀 있다. 낙관은 없으나 격조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심전 안중식이 1896년 러시아 특사로 파견된 독립운동가 민영환 등을 그린 역사화 ‘예와강루감음지도’는 추정가 500만~1,000만원을 크게 웃돌며 2,200만원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