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을 2년 간 보좌했던 봉욱(54·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6년 만에 검사생활을 마무리했다.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막판까지 후보로 겨뤘던 봉 차장검사는 “검찰 직접수사, 특별수사 범위 등과 관해 검찰과 경찰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당부했다.
봉 차장검사는 2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갖고 “검경 합동수사가 필요한 대형 사건에 대해 사건 발생 시점부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현장 사법경찰관의 견해와 지휘 검사의 판단이 다를 경우 어떻게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것인지, 검찰과 경찰 수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검찰이 꼭 해야 할 직접수사와 특별수사 범위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모든 세밀한 이슈들에 대해 수사와 재판의 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머리를 맞대면 바람직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국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이 민생범죄”라며 “형사부 검사실에서 한 사건 당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늘리고 검사와 검찰수사관, 실무관의 전문성도 강화해 검찰 서비스의 품질과 만족도를 한층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범죄가 공안사건에서 특별수사 사건으로 바뀌어왔고 최근에는 아동학대와 성폭력, 살인사건과 같은 형사사건으로 변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장애인, 아동, 여성, 노인, 이주노동자, 산업안전 취약 노동자 등 기댈 곳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안전 범죄에 대해 국가가 사려 깊게 예방하고 엄정히 처벌해 주기를 요구한다”고 진단했다.
봉 차장검사는 나아가 “올해로 제정된 지 65년이 되는 형사소송법과 70년이 되는 검찰청법도 국민의 인권과 사법적 정의를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기본법을 바꿀 때는 형사사법이 추구하는 근본 가치와 추상적인 원칙, 구체적인 상황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살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봉 차장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후배 검사들의 신임을 가장 두텁게 받는 인물로 꼽힌다. 서울 출신인 그는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과 대검 공안기획관, 법무부 인권국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차기 검찰총장 최종 4인 후보에 들었으나 결국 후배인 윤 지검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