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거품 크게 빠진 베트남 증시...'적정가격에 쌓아가는 투자' 나설때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2019년 하반기 베트남 투자전략

외국인 순매수세 둔화됐지만

민영화·증권법·MSCI EM 편입 등

중장기 모멘텀 점차 반영 기대

시가총액 상위주에 거래 몰려

중대형주 중심 투자 바람직

VN지수 900 하회때 적극 매수를

이창민 KB증권 WM스타자문단 수석연구원이창민 KB증권 WM스타자문단 수석연구원






6월 FOMC에서 확인된 낮아진 점도표 레벨, G20 기간 동안 실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추가 관세가 유예되고 협상이 재개된 점이 신흥증시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대표 신흥국 증시인 중국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무역협상, 과창판 기대감으로 6월 준수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6월 FOMC 점도표에서 2019년 금리 평균값은 유지되었으나,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고, 이것이 신흥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5월 한 달간 크게 하락했던 신흥증시였던 만큼 6월 반등구간에서의 성과는 선진증시를 소폭 넘어섰다. 하지만 2·4분기에 연출된 선진 및 신흥증시의 낙폭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에 선진 증시는 100% 이상 만회한 반면, 신흥증시는 60%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신흥증시가 선진증시의 밸류에이션 대비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하반기 신흥증시 투자전략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수 소비와 물가, 제조업, 정책 및 기업 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경우 베트남과 브라질, 인디아 증시는 하반기에도 준수한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적정 가격에 쌓아 가는’ 전략을 실행하기에 좋은 시기다.

단기 투자 관점에서 베트남 증시는 적정 가격이다. VN지수의 12MF PER은 14.5배로 최근 2년 평균 수준 (15.4배)을 밑돌지만, 지난해 상반기 증시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을 감안해야 한다. 견고한 기업실적은 대내 요인에 따른 증시 급락 가능성을 제한시키는 긍정적인 요인이나, 2·4분기 이후 외국인 순매수세가 둔화되면서 증시 유동성은 저하됐다.


하지만 중장기 베트남 투자자는 ‘가격’보다 ‘변화’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 펀드 광풍이 불었던 시기와는 달리 거품이 크게 빠졌다. 둔화된 투자심리로 인해 베트남 증시의 3대 모멘텀인 ‘민영화, 증권법 개정, MSCI EM 편입’은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무역 다변화 전략은 6월 유럽-베트남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이어졌고, 증시 선진화 정책의 일환인 파생상품 다변화는 6월 28일 커버드콜 (CW)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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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트남 증시가 MSCI 신흥지수 (EM) 검토 리스트 편입에는 실패했지만, MSCI 프론티어지수 (FM)에 함께 있었던 쿠웨이트가 내년부터 신흥지수로 옮겨 가면서 2020년 상반기 베트남 증시의 패시브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2019년은 기업 실적을 지속적으로 확인함과 동시에, 2018년 증시 규모 대비 과도한 수급 압력으로 인해 비효율적으로 소모된 모멘텀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주식시장의 상승과 시차가 발생하더라도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증시에 반영되지 않은 중장기 모멘텀을 통해 베트남 증시는 2020년 이후부터는 점진적으로 만회될 것이다.

직접투자자들은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형주 중심의 투자가 바람직하다. 첫째, VN지수는 전체 370여 개의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증시의 76%, 상위 30개 종목은 83% 가량을 차지하는 대형주 중심의 구조다. 외국인 수급 유입 시 대부분 상위 대형주에 집중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둘째, 종목 별 유동성도 감안해야 한다. VN지수 시가총액 상위 1~50위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56억동 (약 18억원)인 반면, 51~100위 종목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72억동 (3억6,000만원, 전체 증시 거래대금의 14.5% 차지)에 불과하다. 셋째, 개별 종목 분석자료와 목표가 제시 건수도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감소한다. VN지수 시가총액 상위 20개 개별 종목의 목표가를 제시하는 평균 애널리스트 수는 7.25명, 21~40위는 4.40명, 41~60위는 3.15명으로 감소한다. 컨센서스가 충분치 않을 경우 실적 데이터를 신뢰하기 힘들다. 현지 회계기준에 대해 기업간 일관성이 부족한 점 역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중대형주를 사야 할까. 가격 매력도 높은 개별 종목을 활용한 압축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시한다. 2년 평균 밸류에이션을 하회하면서 연초 이후 EPS가 견고한 종목으로는 빈호안과 마산그룹, 비나밀크의 필수소비재, 베트남무역은행과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사이공증권, 바오비엣홀딩스의 금융, 낀박시티개발과 캉디엔하우스의 부동산,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 사이공카고서비스의 산업재, 페트로베트남가스의 유틸리티 총 13개가 있다.

베트남 최대 철강회사인 호아팟그룹은 EPS 컨센서스가 연초 대비 하락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상승으로 1분기 실적이 저조했고 연초 이후 EPS 컨센서스 증감률은 -4.3%을 기록하고 있다. HPG의 주가 (7월3일 기준)는 연초 이후 -5.1%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반영하고 있고, 12MF PER은 2년 평균 대비 약 15% 낮다. 반대로 밸류에이션은 과거 대비 높지만 EPS가 견고한 파라이화력발전과 사이공맥주는 트레이딩 관점에서도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지수 관점에서 하반기 VN지수 목표밴드 상단 1,070포인트를 유지하며 900포인트를 하회 시 적극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제시한다. 2014년 이후 120주 이동평균선은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으며 920포인트가 이에 해당한다. VN지수가 900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되, 주가의 추가 조정이 발생한다면 860포인트를 2차 지지선으로 설정할 수 있다. 2018년 이후 VN지수의 조정 구간에서도 12MF PER 13배는 깨지지 않는 마지노선이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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