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매슈 울프(미국)가 프로 전향 한 달 만에 전 세계 최강자들이 모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를 제패하는 ‘우승 동화’를 썼다. 독특한 스윙과 끝내기 이글이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울프는 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트윈시티스TPC(파71·7,16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3M 오픈(총상금 64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브라이슨 디섐보,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20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1999년생으로 오클라호마주립대에 다니는 울프는 햇병아리 프로다. 지난달 프로 전향을 선언한 후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 PGA 투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기회를 ‘대박’으로 연결했다. 2월 피닉스 오픈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초대를 받았던 그는 프로로서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과 지난주 로켓모기지 클래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초청 출전이었다.
울프는 이름이 꽤 알려진 선수다. 올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 디비전1 개인전 우승을 포함해 6승을 거뒀고 68.7타의 평균 스코어는 대학골프 역사상 가장 낮았다. 그는 성적 못잖게 스윙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탔다. 최호성의 낚시꾼 스윙과 함께 특이한 스윙 모음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울프의 스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독특하다. 꿈틀꿈틀하다 어드레스를 취하는 그는 백스윙을 시작하기 직전에 고개와 어깨를 타깃 쪽으로 급히 향했다가 되돌린다. 그와 동시에 무릎을 구부렸다가 편다. 움찔하며 리듬을 타는 듯한 이 동작은 스윙에 시동을 거는 방아쇠 역할로 보인다. 이어 시작되는 스윙은 짐 퓨릭의 ‘8자 스윙’을 연상케 한다. 백스윙 때 클럽을 머리 위로 가파르게 들어 올렸다가 일반적인 다운스윙 궤도로 볼을 때린다. 교과서 스윙과는 거리가 멀지만 엄청나게 빠른 스윙스피드로 반란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303.7야드를 날렸고 이날 최장 348야드를 찍기도 했다. 울프의 우승으로 그의 스윙 코치인 조지 간카스(GG)도 조명을 받게 됐다. 간카스는 보기 좋은 스윙이 아니라 몸을 잘 활용하는 스윙을 강조하는 ‘GG 스윙’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20세3개월인 울프는 2013년 존디어 클래식에서 19세11개월로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115만2,000달러(약 13억5,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오는 2021년까지 PGA 투어 출전 자격과 내년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출전권도 손에 넣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날 디섐보, 일본계 미국인 모리카와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울프는 마지막 18번홀(파5)을 앞두고 모리카와와 함께 1타 차 공동 2위였다. 앞 조의 디섐보가 이 홀에서 2m 이글 퍼트를 성공해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상황이었다. 버디를 잡아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울프는 그린 경계 지역에서 퍼터로 친 8m 거리의 세 번째 샷을 홀에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모리카와는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친 이글 퍼트가 빗나가면서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지난주 로켓모기지 클래식의 대기 선수 네이트 래슐리(37·미국)에 이어 초청 선수 울프까지 2주 연속으로 신설 대회에서 ‘깜짝 우승’이 연출됐다. 임성재(21)는 14언더파 공동 15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