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색소폰에 힘주는 악기업체들

삼익악기 대만 '바이젠버그' 론칭

HDC영창은 '알버트 웨버' 등으로

액티브 시니어 노려 고급 라인업

색소포니스트인 워렌 힐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심우일기자색소포니스트인 워렌 힐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심우일기자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는 삼익악기(002450)가 마련한 ‘바이젠버그(Weissenberg) 색소폰 론칭쇼’가 진행되고 있었다. 바이젠버그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고급 색소폰 브랜드다. 그러다 갑자기 론칭쇼에 참석한 청중 사이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인 워렌 힐(Warren Hill)이 직접 무대 위로 올랐기 때문이다. 힐은 자신이 즐겨 쓰는 셀마(Selmar) 색소폰으로 연주를 하다가 “셀마하고 바이젠버그의 소리를 비교해 보시길 바랍니다”며 자신의 옆에 진열돼 있던 바이젠버그 색소폰을 들어 올렸다. 이어 그의 대표곡인 ‘헤이 주드(Hey Jude)’를 연주했다. 청중 사이에서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힐이 직접 삼익아트홀에서 연주를 한 펼친 건 그만큼 삼익악기가 바이젠버그에 힘을 싣고 있다는 방증이다. 힐을 초청하기 위해 삼익악기에서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올해부터 바이젠버그를 국내에 공식 유통할 것”이라며 “바이젠버그는 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 등 모든 음역대를 다룰 수 있는 데다 일본 브랜드에 비해 가성비도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8일 악기업계에 따르면 삼익악기를 비롯한 악기 업체들이 관악기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재정상 여유가 있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은퇴 이후에도 여가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년·장년층)을 중심으로 색소폰 동호회가 인기를 끌고 있어 시장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일 통상분쟁으로 인해 일본 관련 제품 ‘불매운동’까지 불거지고 있어 국내 업계에선 올해가 관악기 매출 1위 업체인 야마하뮤직코리아를 제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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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악기와 더불어 국내 악기업체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HDC영창도 관악기 시장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1·4분기 HDC영창의 관현악기 부문 매출은 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기준으론 관현악기에서만 53억원을 벌어들이며 44억원을 끌어모은 2017년에 비해서도 20% 늘어났다.

관현악기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건 HDC영창이 취급하는 관악기 브랜드 ‘알버트 웨버(Albert Weber)’다. 특히 알버트 웨버는 악기 시장에서 고급 라인업으로 분류돼 액티브 시니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액티브 시니어의 핵심이 ‘높은 구매력’에 있기 때문이다. HDC영창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미국 실버스테인(Sliverstein)을 통해 리가춰나 마우스피스 등 관악기 부속품도 취급하며 늘어나는 관악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관악기 1위 업체인 야마하뮤직코리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의 ‘무역제재’로 인해 국내에서 ‘일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오는 9월에는 같은 일본계 악기 유통 업체인 노나카 보에키가 국내 법인을 설치할 예정이다. 노나카 보에키는 야마하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관악기 브랜드 중 하나인 셀마를 우리나라와 일본에 정식 유통하고 있는 회사다. 바이젠버그뿐 아니라 셀마까지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야마하뮤직코리아 관계자는 “한일 무역분쟁 상황에 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악기 시장과 관련해서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으로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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