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37)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의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고씨가 훼손한 시신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9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강모(36)씨에 대한 시신 수색 작업을 한 달 넘게 진행 중임에도 아직 피해자의 유해는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경찰은 경기 김포시와 전남 완도, 제주 등에서 시신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서도 뼈 추정 물체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범행 한 달 만에 발견한 것으로 피해자 유해일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앞서 경찰은 경기 김포시 소각장과 인천 서구의 한 재활용업체에서 뼈 추정 물체를 발견했지만 모두 동물 뼈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유족 측은 피해자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족 측은 “오는 13일이 피해자의 49재”라며 “49재를 치러야 이승을 잘 떠난다는 말이 있는 데 형에게 그조차 해주지 못하니 속이 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청주시 자택에 형과 관련이 있는 물품을 상자 두 개에 나눠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고씨가 형의 손톱 조각 하나라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고 주장했다.
고씨는 수사 과정에서 실제 피해자와 연애 시절 주고받았던 편지는 물론, 손바닥만 한 지퍼백에 서로의 영문 이니셜이 새겨진 커플링을 넣어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씨가 제주에 내려왔을 때 가지고 온 손가방 속에는 지퍼백 수십여장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앞서 충북 청주시 압수수색에서 고씨가 촬영한 사진이 저장된 USB 수십여 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고씨의 현 남편인 A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고씨가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는 습성이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유족 측은 “고씨가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과 달리 형과 관련한 물품을 수년간 간직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 같은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고씨가 시신을 훼손하고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따로 채취해 보관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