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건의 성추행 혐의로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교황청(바티칸)의 주(駐) 프랑스대사의 편책특권을 교황청이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주불 바티칸 대사인 루이지 벤투라(74) 주교의 성추행 수사와 관련해 교황청으로부터 면책특권을 포기한다는 확인서를 지난주 수신했다”고 밝혔다.
앞서 벤투라 주교는 지난 1월 17일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파리시청에서 주최한 신년 하례회에 참석해 파리시의 한 젊은 남성 공무원의 신체를 여러 차례 손으로 만진 혐의를 받는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 검찰에 요청에 따라 지난 3월 바티칸에 정식으로 “벤투라 주교의 면책특권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파리시는 벤투라 대사의 성추행 혐의를 인지해 파리 검찰청에 통보했고 검찰은 정식 수사에 나섰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지난해에도 벤투라 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추가 증언이 나왔다. 프랑스 언론들은 “벤투라 주교는 캐나다 주재 교황청 대사로 재직하던 2008년에도 한 남성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벤투라는 1969년 사제서품을 받은 이후 1980년대부터 주로 교황청의 외교관으로 브라질, 볼리비아, 영국 등의 바티칸 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칠레와 캐나다 주재 대사를 거쳐 2009년부터 바티칸의 주프랑스 대사로 10년째 재직해왔다. 프랑스는 가톨릭에서 차지하는 전통적 위상이 매우 큰 나라로 교황청의 주불 대사는 바티칸 외교부에서도 가장 중요한 보직 중 하나다.
한편 교황청이 벤투라 주교의 면책특권 철회를 공언함에 따라 벤투라는 프랑스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