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내 소결공장의 신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 SGTS(소결로 배출가스 처리장치)를 준공하고 본격 가동했다. 소결공장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98% 이상을 배출하는 시설이다. 대기오염물질 과다 배출 논란으로 충남도와 환경단체 등의 뭇매를 맞아 온 현대제철이 4,000억원 이상을 들여 미세먼지 배출량 대폭 감축에 나선 것이다. 특히 9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조업 정지 처분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조업 정지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이날 현대제철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내 1·2소결 SGTS가 본격 가동되면서 미세먼지 주요성분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의 1일 배출량이 140~160ppm에서 30~40ppm 수준으로 줄었다. 1소결 SGTS는 지난 5월, 2소결 SGTS는 지난 달 각각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신규 설비 가동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허용 기준(충남도 조례) 대비 4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6월 3소결 SGTS까지 완공·가동되면 배출량이 2만3,292톤(지난 해 기준)에서 2021년 1만톤 수준으로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찾은 당진제철소 내 SGTS 통합운전실에서는 오염물질 배출량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1·2소결공장 SOx 배출량이 각각 26.62ppm과 30.04ppm, NOx 배출량이 34.00ppm과 28.94ppm으로 찍혔다. 두 물질 모두 배출 허용 기준은 200ppm이다. 기준치의 약 15%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인 분광을 석회석 등을 넣고 고온 가열해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덩어리 형태로 고로에 넣어야 열풍(熱風)이 잘 통하기 때문에 일관제철소에서는 꼭 필요한 공정이다. 다만 이 공정에서 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약 99%가 나와 친환경 설비를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이 공정의 설비 미비로 대기오염물질 과다 배출 논란을 겪으며 곤욕을 치렀다. 2017년 약 4,100억원을 신규 SGTS 설비 설치에 투자하기로 했지만, 새 설비 설치를 위한 1년 반의 기간 동안 기존 설비가 성능 저하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났고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새로 설치한 SGTS는 촉매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걸러내고 탄산나트륨을 투입해 황산화물을 제거해준다. 현대제철 측은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촉매 층을 다단계로 구성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각종 환경문제에 회사가 거론되면서 지역주민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스럽다”며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SGTS 설비를 비롯해 앞으로도 환경관리와 미세먼지 줄이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최고 수준의 친환경제철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19일까지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 환경단체 관계자 등을 당진제철소로 초청해 새 환경설비의 가동 상황을 보고하고 개선사항에 대해 소통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김경식 현대제철 기획실장(전무)는 “최근 논란이 된 고로 블리더(안전밸브)를 통한 오염물질 배출량을 환경부가 드론으로 측정한 결과 당진제철소에선 연간 1.1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2021년 배출량 목표치인 1만톤의 0.01% 수준이고, 세계 최신 제철소도 블리더 개방 외에 고로 정비 방법이 없다는 확인 서신을 중국의 바오우강철로부터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