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한국선 안되네"...日 임대관리업체 고전

'日 빅5' 다이와·레오팔레스21

국내선 2,000여가구 관리 그쳐

사업성 떨어져 시장철수說까지

1위 업체는 진출 타진하다 포기




국내 시장을 노리고 진출한 일본 주택임대관리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임대관리 회사들은 10여 년 전부터 한국시장 확대를 노리고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지만 적응을 못하면서 일부 업체는 사업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현재 수 많은 기업형 임대관리 회사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월세 선호가 높아지는 등 임대관리 필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기업형 임대시장이 커지고 있으나 일본 업체들은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 고전하는 일본 주택관리 업체 = 10일 주택관리업계에 따르면 일본 5위권 주택임대관리업체인 다이와리빙은 한일 합작법인으로 운영 중인 ‘KD리빙’의 사업성 저하에 따라 국내 사업을 재편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와리빙은 일본 최대 부동산 관련 업체인 다이와하우스그룹의 계열사로 한일 합작사인 KD리빙을 통해 2012년부터 국내 주택임대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업체 관계자는 “다이와리빙의 모회사인 다이와하우스가 일본에서는 20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인데 한국에서는 주택관리 관련 매출이 수 백 억원대 수준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사업 효율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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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일본 주택임대관리업체는 다이와리빙 외에 일본 3위권 업체인 레오팔레스21도 있다. 레오팔레스21은 국내 1위 주택임대관리업체 우리관리와 합작해 2012년부터 우리레오PMC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시장 확대 노력은 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이 시장이 커지지 않는 국내 주택관리 시장을 계속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진출을 타진했던 일본 최대 주택임대관리업체인 타이토켄타쿠는 국내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 국내 독특한 환경 적응 못해 = 업계에서는 주택임대관리가 발달한 일본과 국내의 인식 차이가 큰 탓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임대주택 관리를 전문업체가 맡아 시장이 발달해 있는데다 담당하는 업무 범위도 넓다. 일본은 500만 가구 이상을 주택임대관리 업체가 맡고 있고, 단순한 관리 수준을 넘어 개발·리츠·중개업 등 다양한 범위에서 부동산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레오팔레스21과 다이와리빙은 일본에서 각각 50만, 40만 가구 수준의 주택을 관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각각 2,000가구 정도를 관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주택임대관리 개념 자체가 도입된 시기도 상대적으로 늦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관리 업무도 단순히 건물 청소나 공실 관리, 임대료 수납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임대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주택관리업체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한국 건물주들은 관리업체들의 서비스 확대를 ‘왜 관리업체가 이익을 챙기냐’는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관리업체가 주택을 관리하면서 4~5년 주기로 인테리어·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임대 수익성 제고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수익을 챙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관리업체의 이 같은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한국은 기본적으로 월세보다 전세 비중이 높다는 점 등에서 주택임대관리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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