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혁신위 와해 위기..내홍 불거지는 바른미래당

주대환 사퇴 발표후 위원 줄줄이 사퇴

사실상 혁신위 와해 아니냐는 관측도

잔류위원들 "협의 후 활동방향 정할것"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9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9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바른미래당 혁신위의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손학규 대 반손학규’의 내홍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4·3 보궐선거의 ‘참패’에 대한 책임론을 시작으로 지속 돼온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내년 총선을 위한 혁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혁신위가 ‘노’를 저어보지도 못한 채 열흘 만에 돛대가 부러지면서 계파 갈등이라는 암초를 다시 만난 것이다. 혁신위 활동 기한(8월 15일)을 한 달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당 내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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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위시한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반(反)당권파가 끊임없이 대립하는 상황이었다. 바른미래당은 혁신위원장에 당권파가 미는 주대환 의원이냐 반당권파가 추천한 정병국 의원이냐를 두고 대립하다 지난달 17일 주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는데 합의했다. 지난 1일 혁신위 출범 당시 주 위원장은 “혁신위의 별칭을 U-40 위원회라고 붙여봤다”며 “선수들을 믿는 코치로서 조용히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8월 15일까지 활동하며, 매주 3회 회의를 열어 당 혁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10일 회의에서 혁신위가 지도부 재신임 관련 공청회 및 여론조사 등을 논의한 1호 혁신안에 대해 5:4로 가결, 확정하자 하자 주 위원장은 이에 반발해 11일 혁신안 발표 직전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주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정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 크게 분노를 느낀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소연, 조용술 혁신위원 등 일부 위원들도 줄줄이 사퇴했다.

쟁점은 혁신위의 재가동과 혁신위가 마련한 1호 혁신안의 최고위원회 상정 여부다. 당권파는 혁신위 의결 과정에 반당권파 의원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해 최고위원회의 안건 상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당권파 의원들은 정상적 의결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1호 혁신위 안건을 최고위원회의에 상정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권성주·이기인·장지훈·김지나·구혁모 등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은 주 의원장의 복귀 및 혁신위 운영의 정상화 등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장지훈 위원(가운데)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장지훈 위원(가운데)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혁신위의 활동기한이 다음달 15일에 끝나기 때문에 혁신위가 사실상 와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여전히 양쪽 입장의 합의가 안 되는 상황인데 활동기한이 너무 촉박해 사실상 무산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혁신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당 지도부가 혁신위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남아있는 혁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추후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위 기한 연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혁신위 문제 외에도 4·3 보궐선거 당시 허위 여론조사 의혹 역시 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관측되는 상황이다.


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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