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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말리는 4시간 57분, 결국 조코비치가 이겼다

윔블던 남자단식 최장 결승전

3대2로 페더러 꺾고 다섯번째 우승

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가 15일 영국 왕실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로부터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고 있다. /윔블던=AFP연합뉴스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가 15일 영국 왕실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로부터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고 있다. /윔블던=AFP연합뉴스



“관중석에서 나오는 ‘로저’ 연호가 저한테는 ‘노바크’로 들렸어요. 정말 그 정도로 차원 다른 정신력을 요구하는 경기였습니다.”


15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은 71년과 11년 만의 기록을 남기며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에게 우승컵을 안겼다. 상금은 235만파운드(약 34억7,000만원)다.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가 3위 로저 페더러(38·스위스)를 3대2(7대6 1대6 7대6 4대6 13대12)로 꺾은 이날 경기는 4시간57분이나 걸렸다. 윔블던 결승 사상 최장 시간 경기다. 종전 결승 기록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페더러를 이겼던 지난 2008년의 4시간4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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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는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서 매치포인트를 허용하고도 우승한 71년 만의 기록도 남겼다. 5세트 게임 스코어 7대7에서 서브게임을 내준 조코비치는 페더러의 서브게임에서도 15대40으로 끌려가 벼랑에 몰렸다. 하지만 페더러의 포핸드 실책과 자신의 위너로 끝내 듀스를 만들었다. 조코비치는 “불행하게도 이런 경기에서 한 명은 져야 한다. 팬들은 ‘로저’를 더 많이 외쳤지만 나한테는 ‘노바크’로 들렸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1월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대회 2연패로 윔블던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렸고 메이저 단식 우승은 16회가 됐다. 20회의 페더러, 18회의 나달에 이은 3위다. 페더러와 상대 전적은 26승22패가 됐다.

한 포인트만 따냈다면 1968년(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시기) 이후 최고령(만 37세11개월) 메이저 남자단식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페더러는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2014·2015년에 이어 올해도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4강에서 영원한 라이벌 나달을 3대1로 제압하는 등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전성기에 가까운 기량을 뽐냈다. 이날 경기 중 35차례 샷이 오간 랠리는 측정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 사상 최장 랠리 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페더러는 “37세가 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공감하면 좋겠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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