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모바일 기술 특허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서 잇따라 분쟁에 휘말렸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 특허소송까지 겹쳐지며 또 다른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결제 솔루션 기업 다이내믹스(Dynamics Inc.)는 최근 다기능 에뮬레이터(multifunction emoulators)를 포함한 모바일 기기와 관련해 삼성전자를 관세법 337조로 제소했다. 에뮬레이터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장치를 다른 하드웨어에서도 실행하기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관세법 337조는 특허권과 상표권·저작권 등의 침해에 따른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조항이다. ITC는 제소 한 달가량 뒤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ITC 조사에서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해당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원고 측의 입장에서 ITC 제소가 지방법원 특허소송보다 승률이 더 높은 편이어서 ITC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ITC 피소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진행 중인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장을 확인한 뒤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5월에도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금융회사(NPE) 업체인 네오드론(Neodron)으로부터 피소된 바 있다. 네오드론은 모바일 기기와 노트북 등에 적용된 터치스크린 기술이 자사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삼성전자를 포함해 아마존·델·HP 등 7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약 한 달 뒤인 6월 ITC는 해당 제소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다이내믹스와 네오드론 모두 관세법 337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으로 알려진 AMC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업체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ITC가 조사에 착수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특허괴물’과 꾸준히 특허침해소송을 벌여왔다. 4월에는 대표적 NPE인 유니록으로부터 갤럭시폴드, 갤럭시S10 5G 등 최신 갤럭시 시리즈와 관련해 특허침해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유니록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삼성·LG전자 등 국내 업체에 52건의 소송을 제기한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