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유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방문지를 제한한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 신문에 “미국의 외교관은 테헤란 시내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 따라서 이란 외교관도 뉴욕 시내를 자유롭게 활보할 마땅한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회의장인 유엔 본부와 부근의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와 대표의 관사만 방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문은 자리프 장관이 뉴욕에서 미국 싱크탱크, 언론을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동이 제한된 비자 탓에 그들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로 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자리프 장관과 이란 대표단에 유엔 합의에 따른 (외교적) 권리를 제공하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라면서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자리프 장관은 뉴욕에 와서 해로운 정치적 선전을 퍼뜨리는 데 미국의 자유를 사용했다”라며 “그는 반정부 인사와 여성을 끔찍이 탄압하는 독재 정권의 나팔수다”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외무부는 15일 “미국 정부의 이동 제한으로 자리프 장관의 활동이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리프 장관은 예전에도 뉴욕을 방문하면 유엔 본부, 이란 대표부 건물과 관사만을 오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리프 장관의 예정된 일정은 이들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WP에 스스로 인정했듯이 미국은 자리프 장관의 외교적 영향력과 여론 주도력을 걱정한다”라고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은 스위스 베른의 미국 대사관이 발급한 비자를 13일 받아 14일 오전 뉴욕에 도착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혁명수비대 장성 8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자리프 장관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다만 미국이 이란과 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의지를 보이려고 그에 대한 제재를 유보했고, 폼페이오 장관이 이를 강력히 주장했다고 11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