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가난에 대항해 싸우는 것은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회 총장인 아르투로 소사 신부는 17일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빈곤과 기아를 해결하는 것도 예수회의 사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눈으로 가난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사 신부는 “세상이 더 세속화하고 크게 변화한 바로 이때야말로 우리가 영성수련을 통한 하느님 체험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소사 신부의 첫 한국 방문을 기념해 열렸다. 지난 14일 방한한 그는 18일까지 한국관구 소속 예수회원들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 등을 만난다. 그는 서른한 번째 예수회 총장으로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최초의 남미 출신 총장이다. 2016년 10월 종신직인 예수회 총장에 선출된 후 올 2월 선포된 예수회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 실행을 격려하기 위해 전 세계 예수회를 순방하고 있다. 보편적 사도적 선택은 ‘영신수련’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기’ ‘공동체 위해 협력하기’ ‘젊은이와 희망찬 미래 만들기’ 등 네 가지를 골자로 하며 예수회는 앞으로 10년간 이를 기준으로 활동한다.
소사 신부는 예수회가 난민 교육 문제를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기구를 창설하고 운영하다 보니 젊은이들의 교육 문제를 발견했다. 캠프에서 지내온 시간이 최소 17년 이상인 젊은이들이 많다”며 “교육의 기회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다면 평생 난민으로 살게 된다. 사회 적응을 돕고 시민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회가 인터넷·소셜미디어 등으로 일반 학교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난민이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거부당한 사례는 없는지 조사하고 입법화 과정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사 신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16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다녀온 그는 “한국 교회가 노력하는 만큼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 기대하고 확신한다”며 “남과 북이 얼마나 다른지 인식하고 두 사회가 만나기 위해 대화의 장을 여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와 관련해 “가톨릭 교회와 예수회 입장은 폭력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 전하며 “단지 북한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떤 나라도 무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의 가장 대표적 상징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간 모습이다. 비무장화된 인간의 모습”이라며 “비핵화만이 아니라 비무장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소사 신부는 한국관구에 대해 “4가지 보편적 사도 선택 기준을 흡수해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중요하다”며 “한국관구의 중장기 계획과 예수회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문화와 공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교는 어떤 문화와도 함께할 수 있는 종교”라며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만나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