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구멍난 대북제재...김정은 벤츠, 네덜란드-中-日-韓-러 거쳐 반입

美 연구단체 보고서 공개

화장품·아이폰 등도 대거 유입




미국의 한 연구단체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급 리무진 반입 추정 경로를 공개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고급 리무진은 네덜란드에서 출발해 중국·일본·한국·러시아를 거쳐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김 위원장이 지난 2018년과 2019년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에서 타고 등장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지난해 6~10월 5개국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해 중국 다롄, 일본 오사카와 한국 부산항, 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으로 옮겨진 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입 경로는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가 공개한 ‘북한의 전략적 조달 네트워크 노출’ 보고서에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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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한 대에 50만달러에 달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2개의 컨테이너에 각각 적재된 시기는 지난해 6월이다. 차량을 누가 구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차이나코스코시핑’ 그룹이 운송을 맡았다. 컨테이너가 부산항에서 러시아 나홋카항으로 옮겨질 때는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가 활용됐다. DN5505호는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는 등의 방식으로 18일간 종적을 감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나홋카항에 도착한 차량이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로 북한에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 대북제재가 규제하는 다른 사치품도 이 같은 복잡한 세계 무역망을 거쳐 북한에 공급된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방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명 브랜드 화장품 및 의류, 애플의 아이폰까지 북한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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