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비메모리반도체 중에서도 탄화규소(SiC) 파워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비메모리반도체는 디램(DRAM) 등 정보저장 기능의 메모리반도체 이외의 통신·정보처리·제어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파워반도체는 전력반도체라고도 불리며 변압, 분배, 제어 등 전력을 조절해 에너지효율 향상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가전기기,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며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육성하는 SiC 파워반도체를 적용하면 동작속도가 빠르고 열 발생이 줄어드는데다가 냉각기 등 부가장치가 작아져서 일반 Si 반도체에 비해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SiC 파워반도체는 테슬라와 도요타 등에서 친환경자동차에 사용하며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효율 향상을 위해 인버터 등의 전력변환 부품에도 쓰인다.
부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831억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신산업창출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며 국가 차원의 파워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왔다. 현재는 SiC 파워반도체 일관공정 장비 28종(180억원 상당)을 부산테크노파크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에 구축 중이다. 이미 총 첨단 반도체 장비 20종이 구축된 상태로 오는 11월까지 추가로 8종 장비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구축된 장비는 반도체 제작 원재료인 웨이퍼 앞면 가공 장비이며 올해 말까지 웨이퍼 뒷면 가공 및 측정 장비가 추가로 구축된다.
부산테크노파크의 웨이퍼 가공시설 설립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150mm SiC 전용 장비구축으로 국내외 다수 파워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 1곳과 수 억 원에 달하는 파워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위탁생산 계약은 150mm SiC 웨이퍼 및 관련 장비를 활용한 국내 첫 파워반도체 생산으로 부산이 파워반도체 생산과 연구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부산테크노파크는 설명했다.
부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이번 계약 이외에도 다수 파워반도체 관련 기업의 추가 위탁생산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반도체 불모지 부산이 파워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부산시는 2017년부터 부산을 파워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전용장비 구축과 더불어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에 4개 층 규모의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를 신축하고 ‘파워반도체 신뢰성평가 인증 센터 구축사업’을 신규로 추진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도 파워반도체 가공 장비 운영에는 별도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규제 품목 중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2종을 사용 중에 있으나 국내와 미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사업추진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부산테크노파크는 밝혔다. 최종열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이번 파워반도체 위탁생산을 계기로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부산을 파워반도체 연구와 생산의 최적지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이 부산의 미래먹거리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