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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상대를 신나게 하는 뉴요커의 말습관

뉴욕 사람들의 말속에는 긍정적 측면으로 향하는 힘이 있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네. 예를 들어 자네가 ‘시골에 가서 자전거를 탔습니다’라고 하면 프랑스에서는 보통 ‘나도 해봤어요’라든가(특이한 체험을 자랑하려는 사람에게 약간의 실망을 주는 말이겠지), ‘건강에 좋은 일이죠’라는 말을 할걸세(다 아는 말을 하니 이런 경우에는 더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겠지). 그런데 여기 뉴욕에서는 뭐라고 하는지 아나? ‘어머 그래요(You do)?!’라며 의문문과 감탄문이 뒤섞인 반응을 보인다네. 이런 말을 들으면 자네는 신이 나서 한참 동안 설명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장자크 상페, ‘뉴욕 스케치’, 2018년 열린책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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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와 물음표를 잃어가는 삶은 쓸쓸하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다. 누군가와 재미없는 대화를 끝낸 뒤 문득 돌아보면 그 대화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극히 적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장자크 상페는 뉴욕의 풍경과 사람을 담은 책에서 뉴요커의 특이한 말버릇을 발견한다. 뉴요커에게는 뻔한 이야기, 나도 왕년에 해본 경험이 없다. 그들은 대화할 때 끊임없이 상대의 화제에 느낌표와 물음표를 찍어주며 서로의 삶과 이야기를 북돋는다. 누군가가 “나는 이랬어”라고 말할 때 “어. 근데 나는”으로 받아치며 끊임없이 주어를 쟁탈하는 소모적인 대화가 아닌 “어머 그래. 넌 그렇게 느꼈구나. 그다음엔 어떻게 할 거야”라며 끊임없이 주어를 너에게로 돌리는 화법. 상대를 신나게 하는 말하기란 이런 것이다.


대화할 때 너의 경험과 발견에 나의 더 많은 경험과 주장을 보태며 으쓱거리기는 쉽다. 이 손쉬운 화법을 아무 데에서나 거리낌 없이 남발하는 사람을 흔히 ‘꼰대’라 한다. 반면 아무리 사소한 경험에도 감탄하고 놀라며 나의 감정과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과 신나는 대화 끝에 우리는 비로소 ‘친구’라는 말을 떠올린다.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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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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