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안전까지 챙기는 '난연 매트리스' 뜬다

일반 매트리스 화재때 불쏘시개

불에 잘 안타는 난연제품과 대비

국내 안전규정 있지만 강제 못해

아직 시몬스 외 판매업체 없지만

'안심소비' 트렌드에 시장 커질듯




지난해 11월 시몬스 침대는 자사 난연 매트리스와 일반 매트리스 3종(라텍스·스프링·메모리폼)의 화재 비교 시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4개 제품에 동시에 불을 붙였는데 난연 매트리스는 1분9초만에 불이 꺼졌다. 하지만 라텍스 제품은 불길이 너무 거세져 4분8초 뒤 시험 감독관이 강제로 진화해야만 했다. 스프링도 4분38초, 메모리폼은 7분11초가 지나자 시험관이 불을 꺼야할 만큼 불길이 치솟았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이 영상은 1,000만뷰가 넘었다”며 “실제 매장에서 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난연 매트리스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가정 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의 화재 안전 규정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가 나면 일반 매트리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들이 불에 잘 타지 않는 매트리스 구매 의향을 나타내지만 난연 제품을 파는 업체는 시몬스 침대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시몬스 침대가 지난 5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남녀 1,123명을 대상으로 화재사고에 대한 인식조사를 벌여 2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8%는 ‘현행 침대 매트리스 화재 안정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가족의 안전’(12.3%), ‘화재 위험 줄이기 위해’(9.4%), ‘수면 중 화재 인지가 느리기 때문’(4.5%) 순으로 답했다.

보통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주방이 가장 위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소방청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약 320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는데 매년 70명 정도가 침실에서 사망했다. 비중으로 보면 침실이 22%로 1위였다. 주방은 7.2%로 거실(13.4%)에 이어 3위에 불과했다. 매트리스는 표면적이 넓고 섬유로 둘러싸여 있어 화재 시 화염을 급격하게 확산시킨다. 매트리스가 타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도 인체에 치명적이다.


국내에도 안전 규정이 있긴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지난 2017년 국제표준화기구의 국제표준규격을 기반으로 한 실물 규모 화재시험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는 임의 표준이다. 침대 매트리스 화재 안전 규정은 여전히 일명 ‘담뱃불 시험법’을 활용하고 있다. 담뱃불로 매트리스 10분의1크기의 소형 시료에 불을 붙여 착화 여부와 손상 범위를 육안으로 관찰하는 방식이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하기 위해 프로판 버너로 불을 붙이는 시험법을 사용하는 것과 차이가 확연하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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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침대 업계 스스로가 난연 매트리스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시몬스 침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반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에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이라는 자체 개발 난연 소재를 적용했다. 시몬스 침대는 한국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미국과 캐나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표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 중이다.

난연 제품의 효과는 외국 사례에서 이미 검증됐다. 지난 2월 국회에서 난연 규정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1988년 가정용 가구류 관련 방염 규정을 제정한 이후 실내 가구로 인한 화재 발생률은 37%, 이로 인한 사망률은 64% 감소했다.

국내 난연 매트리스 시장은 앞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화재로부터 안전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일명 ‘안심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시몬스 설문 조사에서도 96%는 ‘난연 매트리스를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난연이 아닌 제품의 가격이 100만원이라고 할 때 난연 제품을 사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응답도 85.6%나 나왔다. 추가 부담 의향 평균 금액은 3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50만원 이상 지불하겠다는 응답도 21.2%나 나왔다. 12%는 100만원 이상 지불 의사를 나타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는 화재 시 불이 자연적으로 소멸돼 재실자는 대피 시간을, 소방관은 화재 진압 시간을 벌 수 있게 돕는다”며 “소비자들이 매트리스의 난연 규정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난연 매트리스를 통한 안전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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