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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출전국, 최다 출전선수, 韓 수구 첫승·다이빙 첫 메달·신기록 5개...신났던 17일

[광주세계수영 폐막]

100분새 金 3개 드레슬 최고 ★

시상대서 피하고 악수거부 '패싱'

'도핑 논란' 쑨양은 악당으로 전락

티트머스 등 펠프스 키즈 등장도

역대급 규모, 저비용 고효율 실현

국가명 생략된 유니폼 등 잡음도

28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폐막식 문화행사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관중이 한데 어우러져 공연을 즐기고 있다. 금 6, 은메달 2개의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금 1, 은 2, 동메달 2개의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나란히 2회 연속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가운데 금메달 16개의 중국이 금메달 1개 차이로 미국을 따돌리고 종합 우승했다. /연합뉴스28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 폐막식 문화행사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관중이 한데 어우러져 공연을 즐기고 있다. 금 6, 은메달 2개의 케일럽 드레슬(미국)과 금 1, 은 2, 동메달 2개의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나란히 2회 연속 남녀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가운데 금메달 16개의 중국이 금메달 1개 차이로 미국을 따돌리고 종합 우승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수영선수권인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28일 막을 내렸다.

광주시는 대회 유치과정에서 불거진 ‘공문서 위조’ 파문을 딛고 194개국에서 2,538명의 선수가 참가한 세계수영선수권 사상 최대 규모 대회를 운영 면에서는 대체로 무난하게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FINA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광주시는 국무총리 등의 서명을 위조한 국비지원 보증 문서를 첨부해 논란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는 정상 개최됐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사업비의 62.8% 수준(2,244억원)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했다.

잡음도 있었다. 대한수영연맹이 제대로 된 선수단복을 지급하지 않아 우리 선수들은 대회 초반 국가명이 생략된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배영 경기 중 출발대 문제로 재경기가 벌어지는 일도 있었고 안방 스타 부재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데 한계를 실감했다. 대회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지난 27일 광주 시내 클럽 사고로 외국 선수 일부가 다쳤다.


대회 최고 스타는 케일럽 드레슬(23·미국)로 6관왕에 오르며 황제 대관을 알렸다. 쑨양(28·중국)은 동료들의 ‘쑨양 패싱’으로 본의 아니게 최대 화제를 몰고 다녔다. 2년 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7관왕으로 스타 탄생을 알렸던 드레슬은 이번 대회 금 6개와 은메달 2개를 보탰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100분 사이에 남자 자유형 50m, 접영 100m, 혼성 계영 400m를 모두 제패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드레슬은 시상대에서 메달을 감싼 파란색 스카프로도 눈길을 끌었다. 2년 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교 은사의 유품으로 드레슬은 “메달을 감싸면 그녀와 내가 함께 시상대에 오른다는 의미가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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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5년 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인 쑨양은 ‘악당’으로 전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든 스포츠 종목에는 ‘빌런(악당)’이 필요한 법인데 이번 대회의 쑨양은 그런 존재”라고 보도했다.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악당처럼 홀로 연합군에 맞서면서 따돌림당했다. 쑨양은 지난해 도핑검사관 앞에서 혈액 샘플을 망치로 부수고도 FINA로부터 경고만 받았다. 2014년 도핑 양성반응 때는 3개월 자격정지의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선수가 쑨양의 이번 대회 참가 자체를 불쾌해했다. 400m 자유형 4연패와 200m 자유형 2연패에 성공했지만 다른 나라 동료들은 시상식 기념촬영 때 쑨양을 피했다. ‘쑨양 패싱’에 앞장선 선수는 선수식당에서 200여명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오는 9월 쑨양의 도핑 회피 의혹과 FINA의 형식적 징계와 관련해 재판을 연다. 재판 결과에 따라 쑨양의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 계영 400m 예선에 나선 한국 대표팀이 한국신기록을 세운 뒤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여자 계영 400m 예선에 나선 한국 대표팀이 한국신기록을 세운 뒤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케일럽 드레슬이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케일럽 드레슬이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호주의 맥 호턴(왼쪽)이 쑨양(가운데)을 피해 멀찍이 떨어져 서 있다. /연합뉴스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호주의 맥 호턴(왼쪽)이 쑨양(가운데)을 피해 멀찍이 떨어져 서 있다. /연합뉴스


‘펠프스 키즈’의 화려한 등장도 빛났다. 올림픽 금 23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26개(롱코스)의 마이클 펠프스(34·미국·은퇴)를 보고 꿈을 키워온 ‘밀레니엄 세대(2000년대생)’가 광주에서 세계수영의 새 시대 개막을 알렸다. 아리안 티트머스(19·호주)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15개의 ‘여제’ 케이티 러데키(미국)를 여자 자유형 400m와 계영 800m에서 잇따라 제치고 2관왕에 올랐고 크리슈토프 밀라크(19·헝가리)는 남자 접영 200m에서 펠프스가 가지고 있던 10년 묵은 세계기록을 경신(1분50초73)했다. 또 다른 2000년생인 마거릿 맥닐(19·캐나다)은 여자 접영 최강인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의 100m 4연패를 가로막으며 우승했다. 여자 배영 200m에서 2분03초35의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우승까지 내달린 리건 스미스(미국)는 불과 17세다.

한국은 여자 1m 스프링보드의 김수지(21)가 따낸 동메달 하나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다이빙은 세계선수권 사상 첫 메달이 터지는 등 역대 최고인 8개 종목 결선 진출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희망을 발견했다. 이밖에 남자 수구의 첫 승과 여자 수구의 값진 6골, 아티스틱 수영의 결선 진출 등 반가운 소식이 많았지만 경영에서는 결선 진출이 단 한 종목(여자 개인혼영 200m 6위 김서영)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신기록이 5개 나왔으나 그중 개인 종목 신기록은 1개뿐이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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