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금리에 한숨돌린 카드사…반전 카드는 '車할부'

조달금리 내려 수익감소분 보전

신한·삼성·KB·하나·우리 등 5곳

수수료 인하에도 순익 7% 하락 그쳐

새 수익원으로 車할부금융 낙점

1분기 자산 7.4조…26%나 올라

카드 업계가 저금리 기조에 안도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 등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조달금리가 내려간 덕에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일부 보전할 수 있어서다. 다만 카드사들은 실적 악화 자체는 피할 수 없는 만큼 자동차 할부시장 등으로 새 수익원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하나·우리 등 5개 신용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카드 수수료율은 올 1월 말부터 △연 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의 경우 2.05%에서 1.4% △연 매출 10억~30억원 가맹점의 경우 2.21%에서 1.6%로 약 0.6%포인트 인하됐다. 특히 올 2·4분기부터는 이 같은 수수료 인하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총 순익이 올해 7,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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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1.2%), 신한(-3.8%), 우리(-1.6%) 등 3곳은 올 상반기 순익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전년 대비 13.3% 감소했지만 지난해에 발생한 캠코 채권매각 등 일회성 이익 300억여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5.4% 증가했다. 다만 하나카드는 순익 감소 폭이 34.7%로 컸다.

예상 밖의 실적 선방은 조달금리 하락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는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차입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올 초부터 시장금리가 내려간데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면서 저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삼성카드의 분기별 신규 조달금리는 지난해 2·4분기 2.46%에서 올 2·4분기 1.99%로 뚝 떨어졌다. 신용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올 초부터 회사채 발행금리가 2% 초반대로 내려가더니 5월부터 1% 후반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또한 해외 조달 비중을 높이기 위해 국제 신용평가를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장기신용등급 ‘A-’,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Stable)’을 부여받았다.

카드사들은 새 수익원으로 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사가 취급한 차 할부금융 자산은 올 1·4분기 기준 7조4,0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6%나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는 최근 하반기 사업전략회의를 통해 4대 어젠다 중 하나로 오토금융 활성화를 꼽았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체질 변화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막대한 투자만 발생할 뿐 수익은 내기 어렵다”면서 “당장 눈앞의 수익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자동차 할부시장만 한 영역이 없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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