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외식 창업은 결코 만만치 않다. 아이템 조사·식자재·설비·상권분석·인력·마케팅·위생·물류 등 챙겨야 할 것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이를 창업자 홀로 감당하기는 버겁다. 많은 이들이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나 ‘나만의 가게’를 차리는 이유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면 어떨까? 본인과 뜻이 같은 사람들이 한데 뭉쳐 ‘우리의 가게’나 ‘우리의 브랜드’를 만든다면? 이 같은 물음에 답하는 외식 창업의 한 형태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 따르면 협동조합이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사람들의 자율적 조직이다. 쉽게 말해 비슷한 목적을 가진 이들이 사업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기업이다.
단, 일반적인 사기업과 달리 이윤추구 대신 조합원 간의 상부상조가 제1의 목표라는 점이 특징이다. 동종업체 간 협동조합은 물론 농민에서 농산물 가공업체, 소매점, 식당 등 유통 단계별로 연결된 협동조합이 있을 정도로 형태도 다양하다.
협동조합의 가장 큰 장점은 조합원 모두가 안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유기농 농산물 협동조합을 예로 들면 조합원인 소비자는 값비싼 유기농 농산물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고 생산자인 농민은 소비자조합 등과 연계해 직거래 및 사전계약재배 등을 거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조합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직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을 설립해 고용불안을 해결하고 임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설립 초기부터 국가의 지원을 아낌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협동조합의 장점이다. 이를테면 기획재정부와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협동조합 창업지원 사업’을 통해서는 초기 사업화 자금을 최대 6,500만원까지 지원받으면서 11개 협력기관으로부터 조합의 사업모델 구축에 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참고 사례도 풍부하다.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썬키스트·웰치스·제스프리·AP통신·FC 바르셀로나·서울우유·도드람 등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들 모두가 일반 사기업이 아닌 협동조합이다. 특히 썬키스트는 연 매출이 약 1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성공사례다.
썬키스트는 홈페이지에서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생산농가가 주인이고 우리는 생산농가를 위해 사업을 벌이는 비영리 협동조합”이라며 “각각의 생산농가들이 힘을 합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해낸다”고 말한다. 창업방식으로 협동조합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이 두 문장에 모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