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동·북유럽 빌딩도 쓸어 담는 ‘코리안 머니’

JR투자운용, 국내 운용사론 처음

헝가리 오피스빌딩 540억에 계약

NH證도 핀란드 대형빌딩 매입나서

서유럽 투자수익률 3~4%로 하락에

연 7~8% 기대 동·북유럽으로 몰려




JR투자운용이 국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헝가리 오피스빌딩을 매입했다. 마무리 단계에 이른 NH투자증권의 핀란드 헬싱키 대규모 빌딩 매입 역시 국내 기관의 첫 핀란드 진출 사례다. 그동안 서유럽에서 활발한 투자를 벌이던 국내 금융회사들이 고수익을 찾아 동유럽과 북유럽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JR투자운용은 NH투자증권과 손잡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중심지(CBD) 바치 코리도르 지역에 위치한 노르딕 라이트 트리오 빌딩(사진)을 4,100만유로(약 540억원)에 매입하기로 이달 계약을 체결했다. 이 빌딩은 연면적 1만4,000㎡ 규모로 내년 상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준공 이후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장기 임차하기로 하는 등 입주 계약이 98%가량 마무리된 상태다. 국내 금융사가 헝가리의 오피스빌딩을 인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헝가리 외에도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주요 도시에서 오피스빌딩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손잡고 1억6,300만유로에 루스톤카 빌딩을 인수했으며 이에 앞서 코람코자산운용과 메인포인트 판크라츠 빌딩을 1억3,000만유로에 사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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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 역시 올 들어 국내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다. 지난해 말 마스턴투자운용·흥국화재·키움증권이 국내 기관투자가로는 처음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의 오피스빌딩을 사들인 후 올 들어 매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마스턴투자운용이 BNP파리바 사옥을 1억3,700만유로에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북유럽으로 투자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NH투자증권과 AIP자산운용은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OP파이낸셜 본사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국내 금융사가 핀란드 오피스를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찰 가격은 4억8,500만유로(약 6,400억원)로 실사를 마친 후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빌딩은 연면적 7만4,150㎡에 달하는 대형 빌딩으로 핀란드 최대 금융사인 OP파이낸셜이 입주해 있다.

동유럽과 북유럽으로의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은 수익률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프랑스·영국 등 서유럽 투자에 집중해왔으나 이들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수익률이 올 들어 3~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동유럽의 경우 약 1%포인트 선인 환스와프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7~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장현석 JR투자운용 전무는 “동유럽 국가들은 경제성장률이 3%가 넘는데다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으로 낮을 정도로 경기가 양호하다”며 “게다가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프라임 오피스 수요도 견조해 향후 국내 기관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완공 건물이 아닌 건설 중인 빌딩을 매입하기도 한다. 부다페스트 빌딩 역시 건설 중인 빌딩을 선매입해 투자 수익률을 높인 사례다. 배당으로만 약 연 9%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자산가치 상승으로 매각 시 내부수익률(IRR) 기준 10% 중반대까지 수익률이 올라갈 것으로 운용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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