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주가 띄우자"...자사주 사들이는 금융·바이오 CEO

한화생명·우리금융지주 이어

바이오·제약업계도 잇단 매입

"상승 기대감에 지분확대 불구

매수세 유입엔 실적개선이 관건"




최근 주가가 대폭 하락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를 매집하며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승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지만 실적 개선 없이는 투자자의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남규 한화생명(088350)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9일 자사주 5만주를 매입했다. 같은 날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도 한화생명 주식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차 부회장은 18만4,000주, 여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한화생명 측은 “한화생명 주가는 시장금리 하락, 보험업 관련 제도 강화 때문에 실제 가치나 성장 잠재력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책임경영, 주가 부양의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시점의 주가가 바닥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되지만 앞으로의 주가 상승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3월에도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이 각각 4만4,000주, 2만주의 자사주를 주당 3,940원에 사들였으나 현재 주가는 30% 넘게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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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역시 26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벌써 다섯 차례지만 우리금융지주 주가 역시 2월13일 1만5,600원으로 재상장한 후 현재 1만3,00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바이오·제약업계 CEO들도 잇달아 지분을 늘리며 주가 상승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141080) 대표이사는 22일 1,500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18일 약 1조4,600억원대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주가가 당일 8% 넘게 빠지는 등 주가 약세가 이어지자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정현호 메디톡스(086900) 대표이사(248주), 이혁종 바이넥스(053030) 대표이사(1만550주), 김상진 삼일제약(000520) 사장(2,000주), 양용진 코미팜(041960) 대표이사(9,540주) 등도 이달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보사 사태 등으로 바이오주 투심이 크게 위축되며 과도한 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영진의 지분 확대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주가 회복은 실적 회복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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