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기준금리 -0.1%로 동결한 日…"물가 모멘텀 손상땐 추가 조치"

10년만 제조업 최악 실적에도

BOJ 기존 완화 정책 유지

"경기둔화 방지할 것" 강조도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기존의 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둔화에 대한 선제적 방어를 위해 31일(현지시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은행은 일단 기존 정책을 이어가며 관망하는 쪽을 택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 추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일본은행은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틀째인 30일 성명을 내고 단기 정책금리를 -0.1%로, 장기(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각각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연간 국채매입 규모는 약 80조엔(869조9,000억원),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액도 각각 6조엔과 900억엔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30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30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였던 일본은행의 포워드가이던스(경기 선제안내)에서도 초저금리를 “적어도 2020년 봄 무렵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도 포워드가이던스에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을 보여왔다.


일본은행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성장 침체에도 “일본 경기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엔화 강세가 더해지면 추가 완화정책에 나설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실물경제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엔화 가치가 뛰고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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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려로 일본은행은 이날 금리결정문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모멘텀이 손상될 우려가 높아질 경우 주저 없이 추가 금융완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 문구를 명시한 배경에 대해 “경기후퇴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을 장기간 지속해왔지만 연간 2% 물가상승률 목표는 요원해지고 성장률은 후퇴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경제·물가 정세 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물가상승 전망을 기존 1.1%에서 1.0%로 낮추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8%에서 0.7%로 낮췄다. 전날 일본 내각부도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9%로 대폭 낮춰잡았다.

제조업 불황도 심각하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 결과 일본 상장 제조업체 3곳 중 2곳꼴로 올 2·4분기 실적이 뒷걸음질치면서 순이익 감소 업체 비율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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