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해외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러시아, 네덜란드, 덴마크를 방문하는 길에 덴마크에서 만난 헨릭 스티스탈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북유럽의 고착식 해상풍력 발전을 1991년 처음 시작해서 각국에 퍼트린 장본인이죠. 그가 처음 해상풍력 발전을 주장했을 때 ‘미친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미래의 풍력발전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울산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송철호(사진) 울산시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울산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사업으로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꼽으며,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산업을 일으킨 도시의 저력으로 글로벌 에너지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송 시장의 자신감은 울산의 산업여건과 자연조건에서 나온다. 조선과 석유화학, 자동차가 갖는 세계적 경쟁력과 원전산업에서 파생한 전력망 등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을 일으키는데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울산시가 주도하는 국산화 기술개발과 민자유치를 통한 발전단지 조성의 투트랙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송 시장은 “국산화 기술개발의 성과로 750㎾급의 국내 최초이자 세계 7번째 해상풍력 발전기를 올 10월 울주군 서생 앞바다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송 시장이 해상풍력 발전에 매진한 것은 울산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산업 체질 개선과 광역시에 걸맞은 인프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사업들을 ‘7개 성장다리(7 BRIDGES)’로 이름 붙였다. 송 시장은 “위기에 처한 주력산업을 보완하면서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체질을 친환경 에너지산업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해상풍력과 함께 수소경제도 울산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2013년 세계 첫 수소차 ‘투싼’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현재 수소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곳도 울산이다. 또 전국 부생수소의 절반 이상이 울산에서 생산되고, 120㎞의 수소배관망도 깔려 있다.
송 시장은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 방문을 계기로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며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소도시’를 목표로 200개 이상 수소 전문기업 육성 등 수소산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7개 성장다리 중 4개 사업이 친환경 에너지산업이라면, 3개는 광역시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이다. 백리대숲을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 첫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와 도시철도망 등 3개 사업은 모두 구체적 성과를 거뒀다.
지난 12일 태화강 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시민들이 크게 환호했다. 인구 8만의 울산이 산업도시로 성장하면서 생활오수와 산업폐수가 흘러들어 ‘죽음의 강’이 되었던 태화강은 2004년부터 추진한 수질 개선사업으로 현재는 연어와 황어가 회귀하는 1급수 하천인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했다. 송 시장은 “태화강을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한 것은 시민의 끈질긴 열정과 노력 덕분이었다”며 “지금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에 행정력을 모아왔다면, 앞으로는 국가정원 콘텐츠를 잘 활용해 생태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의 첫 국립병원과 외곽순환도로는 지난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확정됐다. 두 사업 모두 울산의 숙원사업으로 송 시장의 정치력이 빛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6월 민선 7기 1년을 맞아 트램 중심의 도시철도망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울산시민의 기대에 부응했다.
송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확실한 방향을 정했으니 지금부터 속도를 내는 데 주력하고, 3년 후(2022년)에는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