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작별하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1일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독일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의 말을 인용하며 “혁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며 “혁신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사고와 행동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핀테크나 오픈뱅킹·마이데이터 등 금융의 판도를 뒤바꿀 혁신 서비스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업무방식과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과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행장은 “은행 빼고는 모든 것이 다 바뀌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과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과거와의 작별을 위해 경험의 함정, 복잡성의 함정, 평균의 함정 등 3개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갈수록 복잡해지는 업무 절차와 상품·서비스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김 행장은 “영업현장의 업무절차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본부에는 90여개의 위원회와 협의회가 900번의 회의를 열고 있다”며 “참석자나 회의를 준비하는 실무진 모두가 고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본질을 들여다보고 효율화에 노력하기보다 일단 무언가를 만들고 절차를 추가하는 게 당연시돼왔다”며 “이렇게 쌓아 올린 복잡성 때문에 이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김 행장은 “20가지 이상의 제품군을 네 가지로 줄인 애플을 예로 들면서 “역사적인 단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획일적인 모양의 벽돌보다는 같은 모양이 하나밖에 없는 조약돌이 훨씬 가치 있다’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평균의 함정을 벗어날 것도 주문했다. 김 행장은 “평균적인 고객은 어디에도 없고 모든 고객에게는 그 가치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동질성보다 차별성에 주목하자”고 당부했다. 김 행장이 세 가지 함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 것은 기존의 업무 방식과 사고에서 탈피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목전에 둔 중기대출 160조원 목표, 글로벌 100대 은행 안착, 소상공인·자영업자 2만개 지원, IBK피싱스톱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 수많은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성장을 멈추지 않는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에 익숙한 경험 등을 버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