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기존 정유와 화학제품에서 신소재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추진해 온 ‘딥체인지2.0’ 경영을 통해 신규 성장 사업 및 기존 사업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으로 또 다른 도약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수년간 △배터리와 소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화학사업의 패키징 및 오토모티브 분야 다운스트림 확장 △중국의 연화일체화 참여 △VRDS 등 친환경 석유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E&P 북미 셰일자산 확보 및 남중국베트남 신규 유전 발견 등의 많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신규 사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아직도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판단이다.
우선 배터리와 신소재 사업 부문에서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E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이 2025년 글로벌 톱3에 진입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 9½½’를 조기에 상용화하기로 했다. NCM 9½½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90%-5%-5%’이며 에너지 밀도는 최소 670Wh/l 이상의 양극재를 쓰는 제품으로 1회충전에 500Km이상을 달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NCM622’, 2018년 ‘NCM811’을 각각 업계 최초로 상용화 하는 등 앞선 기술을 뽐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생산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를 2025년 700GWh로 확대하는 한편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 규모도 100GWh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는 ‘5R(Repair, Rental, Recharge, Reuse, Recycling)’ 플랫폼인 ‘배터리 기반의 서비스(BaaS)’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E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배터리 사업의 주 수요처인 전기차 외에 항공, 해양,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시장 특성에 맞춰 배터리를 개발하고 가상발전소(VPP),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다양한 후방 사업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은 현재 추진중인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추가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연 25억m2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FCW’는 폴더블 스마트폰, TV,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화학 사업의 경우 신규 주력사업 분야로 선정한 패키징 분야는 다우에서 인수한 EAA/PVDC를 포함해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또 오토모티브 사업 관련 기술개발에 집중해 전기자동차 확산과 경량화 추세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중한석화의 연화일체화 참여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폐플라스틱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 업체 간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화학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이들 사업 자산 비중을 현재 30%에서 2025년까지 60%로 키울 계획이다.
기존 핵심 사업인 석유사업은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하고 주유소를 공유인프라화 하는 플랫폼 사업, 운영 및 트레이딩 최적화, 친환경 제품 공급 확대 등으로 성장세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윤활유 사업은 전기차용 윤활유, 대체원료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석유개발(E&P) 사업은 중국, 베트남 중심의 아시아와 셰일오일의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을 통해 현재 25% 수준인 글로벌 자산 비중을 2025년까지 65%로 늘릴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혹독한 경영환경과 새로운 도전으로 전 구성원들의 혁신 DNA가 독한 혁신으로 변하고 있다”며 “독한 혁신의 최종 목표는 모든 사업이 아프리카 초원에 안착해 생태계가 행복하게 공존할 오아시스를 파는 것”이라고 밝혔다.